KIA 150km 좌완 라이징스타의 무거운 어깨…17G 연속 무실점 끝 ‘새로운 현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은 끝났다. 이제 최지민(20, KIA)에게 새로운 현실이 열렸다.

KIA 김종국 감독의 3일 부산 롯데전 불펜 운영을 보면, 필승계투조 가동이 평소보다 한 템포 느린 듯한 인상을 받았다. 선발투수 아도니스 메디나가 3-0으로 앞선 6회말 시작과 함께 안타와 볼넷을 내주자 임기영을 투입한 대목, 4-4 동점이던 7회말 1사에서 올라온 박준표가 폭투와 함께 연속안타를 맞고 실점하자 현 시점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셋업맨 최지민을 넣은 대목이 그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최후의 뒷문지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KIA는 이번주 일정을 시작하면서 마무리 정해영을 2군에 보냈다. 집단마무리를 택했다. 김종국 감독은 당연히 최지민을 임시 마무리로 택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셋업맨과 마무리는 완전히 다른 보직이라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최지민을 7회 박준표 투입 대신 넣을 수도 있었다. 어차피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는 투수다. 그러나 이럴 경우 8~9회 운영이 빡빡할 것이란 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일단 추가실점을 막아야 하니 최지민을 넣고, 그 뒤를 돌아온 장현식에게 맡기는 구상을 한 듯하다.

단, 장현식이 2일 경기서 1이닝 21구를 소화했기 때문에, 최지민이 되도록 긴 이닝을 끌어야 했다. 그래서 최지민 투입 시점 자체를 한 템포 늦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어쨌든 정해영이란 존재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이렇게 다르다.

그러나 정해영은 불안한 카드가 됐고,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쨌든 앞으로 박빙승부는 최지민과 장현식이 책임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날은 최지민이 장현식 앞에 나갔지만, 결국 최지민이 장현식 뒤, 9회 세이브 상황에 나갈 가능성도 크다. 더구나 장현식은 수술 전력이 있는 투수다. 최대한 프레스를 덜 줘야 한다.

그래서 정해영의 이탈은, 결국 최지민의 새로운 시험대라고 봐야 한다. 그 첫 경기가 이날 경기였다. 공교롭게도 KIA가 주중 KT와의 홈 2경기와 2일 부산 롯데전 모두 큰 점수 차로 이기거나 지면서 필승조가 가동될 일이 없었다.

최지민은 7회 2사에서 노진혁을 삼구삼진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8회 대타 작전 성공으로 5-5 동점이 됐고, 최지민은 8회에도 고승민, 유강남, 황성빈을 범타와 삼진으로 잘 처리했다. 패스트볼은 148km까지 힘 있게 나왔다. 정훈에게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2루타 한 방을 맞았으나 문제없었다.

그러나 최지민은 9회가 되자 흔들렸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9회, 동점 상황의 무게감이 남달랐던 것일까. 최지민은 박승욱과 전준우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주고 강판했다. 사실 장현식에게 연투를 시키려면 9회 시작과 함께 투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대로 되도록 부담을 덜 주고 싶었을 것이다.

결국 김종국 감독의 우려는 맞아떨어졌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최지민이 평소와 달리 자신의 공을 뿌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현식이 1사 만루서 노진혁에게 끝내기 우측안타를 맞았다. KIA의 5-6 끝내기 패배.

이로써 최지민은 4월20일 롯데전부터 이어온 연속경기 무실점, 비자책 행진을 17경기로 마쳤다. 5월28일 광주 LG전까지 철벽이었지만, 6월 시작과 함께 무실점이 끊겼다. 시즌 첫 패배. 그래도 올 시즌 22경기서 2승1패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35. 여전히 특급성적이다.

어쨌든 최지민에게 6월은 새로운 시험대인 건 분명하다. 좀 더 프레스가 큰 상황을 이겨내야 한다. 최지민이 이 시험대를 통과하면 또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최지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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