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르고 어깨도 좋고…” 롯데 20세 트랜스포머의 좌충우돌 성장, 삼진 좀 당하면 어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발도 빠르고 어깨도 좋고…”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지난 2~3일 부산 롯데-KIA전을 중계하면서 롯데 외야수 윤동희(20)의 수비에 몇 차례 주목했다. 프로에 와서 본격적으로 외야로 전향한 것치고 수비센스가 상당하다는 칭찬이었다.

윤동희는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2년 3라운드 24순위로 입단했다.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다. 고교 시절엔 유격수였으나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야수로 변신했다. 그러나 수비력이 꽤 안정적이다. 머리 위로 바로 뜨는 타구를 뒷걸음하며 처리하는 모습이나, 안타 때 커트맨에게 정확하고 빠르게 송구하는 모습 등이 돋보였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발 빠르고 어깨도 좋고, 윤동희가 주전으로 발돋움하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 상당히 잘 맞은 타구도 여유 있게 포구한다”라고 했다. 실제 2~3일 경기서 윤동희의 좋은 수비가 팀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27경기서 75타수 22안타 타율 0.293 6타점 5득점 OPS 0.671 득점권타율 0.333. 2~4일 KIA와의 홈 3연전서만 6개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타석에서 보완점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선 수비와 주루에서 롯데의 체질개선을 부채질한다.

윤동희는 외국인타자 잭 렉스와 황성빈의 부상을 틈타 1군에서 출전시간을 얻은 측면이 크다. 황성빈이 돌아왔지만, 안권수가 주춤하면서 윤동희의 출전시간이 여전히 보장된다. 윤동희와 신인 김민석이 황성빈과 외야를 이루면서, 베테랑 전준우가 지명타자로 들어갈 여유도 생겼다.

과거 롯데가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을 비롯해 2010년대 초반에 잠시 좋은 성적을 낼 때 타선의 파괴력으로 끌고 가는 느낌이 강했다. 상대적으로 주루와 수비, 마운드에선 약점이 뚜렷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타선의 힘이 과거 수준은 절대 아니다.

대신 컨택이 좋은 선수, 작전수행을 할 수 있는 선수, 발 빠른 선수, 수비력이 건실한 선수 등 공수주에서 1점을 지키는 야구가 되는 환경이 갖춰졌다. 다시 말해 체질개선이 확실히 된 모습이다. 윤동희도 조용히 힘이 된다.

렉스가 돌아오면 윤동희의 출전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롯데가 이런 선수를 발굴하고 기용하며 경험을 쌓게 하는 환경을 만든 것 자체가 의미 있다. 타격에서 흐름이 안 좋은데 한 자리 정도는 꾸준히 줘도 되는 환경이다. 어쨌든 롯데는 잘 나가고 있고, 그 속에서 윤동희는 유의미한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장점도 단점도 확인한다. 확실히 롯데가 예년과 다르다.

[윤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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