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찬호 스쿨의 참뜻을 이해했을까.
키움 우완 파이어볼러 장재영(21)이 오랜만에 선발 등판했다. 4일 인천 SSG전서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선발승은 실패했지만, 올 시즌 3경기 중에선 가장 좋은 투구였다.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0.61.
장재영도 어느덧 3년차다. 구단과 홍원기 감독의 특별 배려 속에 질롱코리아에서 경험도 쌓았고, 투타를 겸업하며 분위기 전환도 했다. 제구 난조 등의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5선발로 출발한 뒤 2경기서 예년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이자 2군행을 지시를 받았다. 당시 홍 감독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2군에서 꽤 괜찮은 실적을 냈다. 6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32⅓이닝 동안 28개의 탈삼진에 28개의 사사구를 내주긴 했다. 그러나 피안타율 0.162에 6자책으로 틀어막으면서 희망을 보였다.
에이스 안우진이 잠시 휴식하면서 오랜만에 1군 등판 기회를 잡았다. 볼넷이 1개라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차피 보더라인을 공략하며 볼카운트 싸움을 하긴 어려운 유형. 장재영은 적절히 커브를 활용하며 구속 차를 통해 SSG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흐렸다. 그리고 150km 초반의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과감히 꽂았다.
이 과정에서 최주환에게 솔로포를 맞는 등 실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도망가는 고질적인 피칭은 없었다. 경기를 중계한 KBS N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장재영의 첫 타자 승부, 공 2~3개만 던지면 그날의 컨디션을 알 수 있다. 오늘은 괜찮은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장성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됐다.
장재영은 2월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 스쿨’의 모범 학생이었다. 홍원기 감독의 절친 박찬호는 장재영에게 특히 관심을 쏟으며 1시간 이상 투구 매커닉에 대해 어드바이스했다. 동영상을 직접 찍은 뒤 슬로우를 걸어 대화를 주고받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당시 박찬호는 장재영에게 ‘때로는 마운드에서 호흡을 고르는 모습을 보여줘도 된다(약한 모습? 실점 하지 않는 게 더 중요), 방망이에 안 맞으려고 하지 말고 맞춰서 잡아라’ 등을 얘기했다. 이런 얘기들을 아직도 가슴에 담아 놓고 투구하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그날의 가르침이 장재영에게 와 닿았다면,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말 많은 얘기를 했다)
장재영의 이날 최고구속은 152km였다. 그런데 그 공이 2회 조형우의 1타점 좌전적시타로 이어졌다. 반면 하재훈에게 구사한 126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빠른 공이 최대무기이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다시 한번 실감한 경기였다. 장재영은 안우진이 돌아와도 비정기적으로 선발투수로 기용될 전망이다. 구단은 장재영을 선발투수로 육성시키려고 하는 의지가 확고하다.
[장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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