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롯데의 아픈 손가락…24세 이대호 후계자의 시련, ‘해태 레전드’ 일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게 어려워 보이지만, 어려운 타구가 아니거든요.”

SBS 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지난 2~3일 부산 롯데-KIA전을 중계하면서 올해 롯데야구가 참 많이 바뀌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나균안을 비롯해 외야에 활력소가 된 윤동희, 그리고 단단한 불펜과 만만치 않은 선발진 등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유독 이 선수의 플레이에는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다. 있는 그대로, 거침없이 비판하는 스타일이지만, 사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어지간해선 틀린 말을 하지 않는다. 롯데 3루수 한동희(24)가 그 주인공이었다.

한동희는 5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타격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올 시즌 43경기서 153타수 36안타 타율 0.235 2홈런 20타점 17득점 OPS 0.604 득점권타율 0.333이다. 2022시즌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 타격 연습을 한 효과를 보면서 129경기서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 43득점 OPS 0.817로 희망을 보여줬다.

그러나 다시 올해 부진의 늪에서 허덕인다. 타율 0.169 2홈런 10타점을 기록한 4월보다 타율 0.278 8타점을 기록한 5월이 조금 낫긴 했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타율 0.257에 2루타 이상의 장타는 단 1개였다.

흥미로운 건 이순철 위원이 지적한 건 타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비다. KIA 타자들의 타구가 3루 쪽으로 갈 때 몇 차례 한동희의 움직임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동희가 어렵게 몸을 날려 걷어낸 타구를 두고서는 “저게 어렵게 잡아서 잘 잡은 것 같지만, 어려운 타구는 아니다”라고 했다.

안타가 된 타구들을 두고서도 “저 타구는 안타가 될 타구가 아닌데요. 한동희가 잡아줘야죠”라고 했다. 기록된 실책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한동희의 대처의 문제를 얘기했다. 한동희가 멋쩍어 하는 표정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히자 이순철 위원도 슬며시 웃으며 “본인도 왜 그런지 잘 알거예요”라고 했다.

물론 KIA와의 3연전 동안 좋은 수비를 하기도 했다. 본래 수비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지난 3~4일 경기서는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약간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는 게 이 위원의 지적이었다. 좀 더 기민하게 대처했다면 걷어낼 타구들이 안타가 됐다는 의미. 보통 타자가 타격이 잘 안 풀리면, 아무래도 수비를 할 때 타격 생각이 나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물론 한동희가 왜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지는 명확히 알기 어렵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한동희의 타구처리율은 86.75%로 리그 3루수 7위다. WAA도 -0.025로 좋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도 올 시즌 기록된 실책은 5개로 많지 않다. 한동희는 이번 2군행을 통해 타격만 아니라 수비도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어쨌든 한동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이대호의 후계자다. 이대호가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도 한동희를 자신의 후계자라고 지적했다. 이대호도 저연차 시절 공수겸장 3루수로서 맹활약하며 리그 최고 반열에 올랐기에, 한동희도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클 것이다. 아직 6월이니, 정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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