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 포인트 릴리프로는 충분히 쓰임새가 생길 수 있다.”
KIA 마운드는 왼손 풍년이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는 투수가 신인 곽도규(19)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5라운드 42순위로 입단했다. 고졸 루키가 딜리버리도 특이하고, 스피드도 느리지 않다. 때문에 시범경기서도 적극 중용됐다. 5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제로.
왼손 스리쿼터인데, 김대유보다 팔 높이가 높다. 그리고 스피드가 더 나온다. 투구 자세에 들어간 뒤 양 어깨를 두 차례 앞뒤로 흔드는 루틴도 흥미롭다. 2일 부산 롯데전 7회말 안치홍에게 구사한 초구 투심이 146km까지 나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3.7km.
확실히 타자들이 적응하기 힘든 유형의 투수다. 그리고 타자가 누구든 공격적인 승부를 즐긴다. 김종국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곽도규를 두고 ‘싸움닭’이라고 했다. 1군 불펜이 워낙 빡빡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2군은 좁았다.
곽도규는 퓨처스리그 11경기에 등판, 3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로 맹위를 떨쳤다. 결국 김종국 감독은 그를 1군으로 불러들였다. 그런데 정작 1군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 4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82.
2일 부산 롯데전을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차분하게 곽도규의 장, 단점을 짚었다.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를 보면서 “김대유보다 팔 높이가 높은데, 원 포인트 릴리프로는 충분히 쓰임새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런데 곽도규는 계속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했다. 2사까지 잘 잡고 갑자기 정훈과 김민석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타격감이 안 좋은 한동희에게도 3B로 몰린 뒤 적시타를 맞았다. 릴리스포인트가 갑자기 흔들리면서 공이 날리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였다.
이순철 위원은 곽도규가 제구를 잡는 과정에서 기본을 지키면 된다고 했다. “너무 코너, 코너로 던져서 타자가 못 때리게 한다. 제구를 잡으려면 한복판부터 던지기 시작해서 좌우로 가야 한다. 완전히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라고 했다.
투수는 가운데부터 던지면서 공 1개 정도 좌우로 넓히면서 투구,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도 확인하고 제구를 잡는 게 일반적이다. 이순철 위원은 곽도규도 이런 기본을 지키면, 충분히 KIA 불펜에서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로선 박빙 승부에 나가긴 어렵다. 당분간 여유 있는 상황서 장점을 발휘해보고, 단점도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단, 현실적으로 2군에서 재정비 중인 숀 앤더슨, 김기훈, 전상현, 정해영 등이 1군에 복귀하면 2군에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곽도규로선 최대한 여유를 갖고 싸움닭 본연의 모습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때로는 가능성 있는 신예들이 성장할 수 있는 조그마한 판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좌완루키의 어깨춤을 1군에서 계속 보고 싶다.
[곽도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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