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무관심 속에 시작한 대회 속에서 진정한 ‘팀’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9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의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이탈리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1-2로 패했다.
한국은 먼저 실점을 내줬다. 전반 14분 차사레 카사데이에게 중거리슛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 22분 배준호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이승원이 성공시켰다. 전반전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승부도 팽팽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팀은 체력이 떨어지며 발이 무거워졌다. 후반 41분 이탈리아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시무네 파푼디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끝까지 동점골을 노렸으나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김은중호가 얻은 성과는 분명했다.
20세 월드컵은 철저하게 무관심 속에서 시작됐다. 이미 연령별 대표팀에서 성과를 보여준 정정용 감독과 함께 이강인(마요르카), 조영욱(김천상무)등 어린 시절부터 주목을 받은 선수들이 참여했던 지난 대회와는 관심도가 달랐다. 일명 ‘골짜기 세대’라고 불리며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김은중호는 철저하게 ‘원 팀’의 모습을 증명했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강호 프랑스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더니 온두라스(2차전)와의 경기에서는 0-2에서 2-2로 따라붙는 투혼을 선보였다. 16강전에서는 에콰도르와의 난타전 끝에 3-2로 승리했고 8강 상대 나이지리아와는 연장 혈투까지 펼쳤다.
김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이 끝난 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울컥한 심정을 전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인터뷰 때마다 '원 팀'을 강조하며 대표팀의 방향성을 알렸다.
그사이 축구 팬들은 투혼을 보여주는 20세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무관심이 관심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4강전에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 응원이 펼쳐지기도 했다. 비록 패했지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신예들의 탄생도 알렸다. 이영준(김천)은 대회 내내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이승원(강원FC)은 ‘2골 4도움’을 올리며 지난 대회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배준호(대전하나), 김준홍(김천) 등도 이번 대회를 통해 존재감을 알렸다.
결국 김은중호는 축구가 팀 스포츠라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고 충분히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대표팀은 12일 이스라엘과 3위 결정전을 치를 예정이다.
[20세 대표팀·김은중 감독. 사진 = 대한축구협회]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