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2월 中대사 관저만찬 제안 정중히 거절”

▲한동훈 법무부 장관.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올 2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관저 만찬 제안을 고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여권 핵심 관계자는 9일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싱 대사가 한 장관을 올 2월경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 관저로 초대하는 만찬을 제안했지만 한 장관이 정중히 거절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일 관계 개선 등 외교관계 변수가 복잡하게 맞물려있던 만큼 신중하게 행동하는게 옳다고 보고 고심 끝에 정중히 거절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싱 대사의 8일 관저 만찬회동은 지난달 19일 싱 대사 요청으로 이뤄졌다. 싱 대사는 이 대표와의 만찬 소식을 발표한 직후인 7일 저녁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측에도 만찬 회동을 요청했다고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공식 유튜브를 통해 만찬을 생중계하고 여당 대표보다 먼저 성사된 만찬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싱 대사는 이미 수개월 전에 법무장관에 단독 만찬을 먼저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싱 대사는 이 자리에서 “솔직히 몇 말씀 올리겠다”면서 준비한 문서를 펼친 뒤 15분 가량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는데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다.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시진핑 주석의 지도 하에 ‘중국몽’이란 위대한 꿈을 한결같이 이루려는 확고한 의지를 모르면 그저 탁상공론일 뿐”이라고 했다.

외교관이 주재국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가에선 “이 대표가 싱 대사에게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일방적으로 강도 높게 비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훈계를 듣고 온 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한미일 안보 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벌어진 중국과의 상대적 거리를 중국과 야당이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며 “제1야당 대표가 한국 정부를 제쳐두고 중국대사와 만나 일본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공동 대책을 논의한 것도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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