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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번엔 65번짜리 타임머신이다.
오타니 쇼헤이(29, LA 에인절스)에게 10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경기는 그렇게 유쾌하지 못할 수 있다. 타석에서 3안타를 날렸지만, 선발투수로는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5볼넷 3실점으로 썩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1회에 볼넷을 남발하면서 홈런을 맞는 등 올 시즌 은근히 볼넷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다.
그래도 오타니에게 크게 위안이 되는 기록 하나가 만들어졌다. 본인은 당연히 의식하지 않았을 것이다. MLB.com에 따르면 올 시즌 오타니가 선발투수로 나간 날 최소 3안타를 친 건 4번째인데, 이 기록이 1958년 워렌 스판(당시 밀워키 브루어스)의 시즌 다섯차례 이후 최다기록이다.
타격이 좋은 선발투수가 간혹 3안타를 치는 일은 있지만, 시즌 4번째 이상은 오타니와 스판이 전부라는 얘기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나간 날 3안타 이상을 한 번이라도 더 기록하면 스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또 한 차례 더 기록하면 스판을 넘어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쓴다.
오타니라면 가능하다. 올 시즌 13경기서 5승2패 평균자책점 3.32이면서, 타석에서도 63경기서 타율 0.282 17홈런 44타점 38득점 OPS 0.919다. 투타 겸업을 하면서 양쪽 모두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찍은 과거 사례가 많지 않다. 메이저리그가 오타니에게 열광하는 이유다.
스판은 자신의 이름을 딴 상이 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전설의 좌완투수였다. 1942년부터 1965년까지 뛰며 750경기서 363승 245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1958년에는 38경기서 22승11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했다.
그런데 스판은 그 시즌에 타자로도 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2홈런 15타점 10득점 OPS 0.844를 기록했다. 그는 타자로도 통산 783경기서 타율 0.194 35홈런 189타점 141득점 OPS 0.520을 기록했다. 투수로서의 행보가 워낙 전설적이라 부각이 덜 됐을 뿐, 커리어 내내 타자로도 뛰었다. 오타니는 투수로 통산 33승, 타자로 통산 144홈런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이미 스판을 넘어섰다. 그러나 363승은 쉽게 넘볼 수치는 아니다.
단, 오타니가 스판을 확실하게 넘어설 수 있는 진기록 하나는 있다. 선발투수의 히트 포 더 사이클이다. MLB.com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타니는 단타-홈런-2루타를 기록했으나 3루타가 나오지 않았다. 오타니는 올 시즌 3루타 3개를 기록 중이다.
LA 에인절스 필 네빈 감독은 MLB.com에 “오타니는 대단하다. 정말 인상적인 밤이었다. 투구수 때문에 5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한 걸 알지만, 그는 우리 팀에 승리할 기회를 줬다. 이게 당신이 그에게 요구할 수 있는 전부”라고 했다.
[오타니.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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