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9세 멀티맨의 발에 모터가 달렸나…공이 떠난 그 순간 ‘지금이야’[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류지혁이 경기시작과 함께 누상을 헤집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1타점을 선물했으며, 이의리의 어깨를 가볍게 한 1점이었다.

KIA는 10일 잠실 두산전서 6-3으로 이기고 2연승했다. SSG와의 주중 홈 3연전 스윕패의 악몽을 털어내고 주말 원정 3연전 스윕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2~3경기서 불펜 소모가 심해 제구 기복이 있는 이의리가 ‘마의 5이닝’을 깨야 하는 경기.

결국 이의리는 6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3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다. 제구 난조로 투구수 관리가 안 되는 편이지만, 이날은 6이닝을 95구에 돌파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3화에 어김없이 연속볼넷, 밀어내기 실점이 나왔지만, 그때 뿐이었다.

야수들이 공수주에서 이의리를 잘 도왔다. 특히 리드오프 류지혁은 1회부터 환상적인 플레이를 뽐냈다. 경기시작과 함께 두산 선발투수 최승용으로부터 우중간안타를 뽑아내더니, 박찬호의 3루수 땅볼 때 두산 3루수 허경민의 플레이를 보고 3루까지 뛰었다.

풀카운트라서 스타트가 빠를 수 있었다. 허경민이 타구를 잡았을 때 이미 2루에 도달한 상황. 허경민이 2루에 곁눈질을 한 뒤 안심하고 1루에 송구했다. 류지혁은 공이 허경민의 손을 떠나는 순간 재빨리 3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두산 1루수 강승호가 급히 3루에 송구했으나 류지혁은 세이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에 선제득점. 소크라테스에 1타점을 선물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KIA는 이후 이의리의 제구 난조로 역전을 당했으나, 다시 승부를 뒤집으며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류지혁은 올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다. 이날 전까지 타율 0.307에 15타점 23득점. 김종국 감독은 경기 전 “집중력이 좋고 근성 있는 선수다.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했다. 신뢰 가득한 코멘트였다.

발 빠르고,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고, 올 시즌에는 타격까지 날카롭다. 놀라운 건 이런 선수가 시즌 전에는 백업으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KIA로선 너무 아쉬울 뻔했다.

[류지혁.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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