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전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NC 토종에이스 구창모(26)가 전반기 아웃 판정을 받았다. 구창모는 2일 잠실 LG전 이후 전완부 통증으로 이탈했다. 8일부터 23일까지 일본 이지마 접골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다시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오히려 복귀 예상 시점은 늦어졌다.
애당초 강인권 감독은 구창모가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23일 창원 한화전을 앞두고 전반기 복귀가 어렵다며, 예상보다 복귀가 늦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결국 앞으로 1달 정도 더 보지 못할 것도 각오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장 당황스러운 건 강인권 감독과 선수단이다. 같은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에릭 페디가 25일 창원 한화전서 돌아온다. 그러나 잘 던지던 이재학이 중족골 골절로 이날 1군에서 빠졌고, 최성영도 얼굴에 타구를 맞는 부상으로 당분간 쉬어야 한다. 안 그래도 선발진에 계산이 안 서는데, 상수 노릇을 해야 할 토종 에이스의 장기 공백은 전혀 반갑지 않다.
구창모 본인도 이번 부상이 많이 아쉬울 듯하다. 올 시즌이야 말로 ‘내구성이 약하다’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어했다. ‘규정이닝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이유다. 그러나 구창모는 올 시즌에도 규정이닝 실패가 유력하다. 2016년 데뷔 후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워본 적이 없다.
KBO리그 투수의 시즌 규정이닝은 144이닝이다. 팀의 경기수X1이기 때문. 구창모는 2일 LG전까지 47이닝을 던졌다. NC의 규정이닝(65이닝)에 턱없이 부족하다. NC는 24일 창원 한화전부터 올스타브레이크 직전까지 17경기를 더 치른다. NC가 앞으로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다 치르고 브레이크를 맞이하면 82경기를 소화하며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에는 62경기를 치르게 된다.
구창모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로테이션을 다시 소화해 꼬박꼬박 8이닝씩 던지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12경기, 96이닝 정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143이닝으로 아슬아슬하게 규정이닝을 못 채운다. 실질적으로 보통의 선발투수가 후반기에 나갈 때마다 8이닝씩 던지는 건 상당히 어렵다. 즉, 구창모의 규정이닝 돌파는 올해도 ‘미완의 과업’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구창모는 건강하면 분명 KBO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이건 2020년 통합우승 시즌 때 증명했다. 문제는 그 시즌에도 정규시즌에는 15경기 소화에 그쳤다는 점이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4시즌간 43경기, 251이닝 소화에 그쳤다. 내구성 얘기가 안 나올 수 없다. 확실히 입증하지 못했다.
구창모는 누구보다 충실히 올 시즌을 준비했다. 제주도에서 불펜피칭까지 하고 투손 스프링캠프에 넘어갈 정도였다. 그러나 또 한번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시즌 아웃급 부상은 아니라고 해도, 선수가 부상자명단 신세를 자주 지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전완부 부상 이전에도, 5월17일 SSG전 직후부터 팔에 피로가 쌓여 쉬고 있었다. 그러다 2일 복귀전서 ⅓이닝만 던지고 전반기 아웃 판정을 받았다.
부상이라는 게 정말 시즌을 잘 준비해도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구창모가 올해 이 케이스일 수 있다. 경기를 하다 어쩔 수 없이 다치는 케이스도 있다. 다만, 이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선수도 내구성이 약하다는 지적에 반박하긴 어렵다.
냉정히 보면 구창모는 2020시즌 이후 KBO리그 최고투수임을 입증한 시즌이 없다. 건강하면 ‘광현종 후계자’인 건 확실한데, 그 건강이 오래 유지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9월 말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뽑힌 상황. 그래도 후반기에 건강하게 돌아오면 대표팀에 가는 건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구창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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