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타격에 재능이 있는데요~”
NC 우완 전사민(24)은 2019년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뒤 상무에서 군 복무까지 마쳤다. 올 시즌에는 2군에서 꾸준히 선발투수로만 나가다 6월 중순에 1군에 합류했다. 1군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롱릴리프를 맡고 있다. 최근 최성영과 이재학이 잇따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새로운 5선발 후보로 떠올랐다.
194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시원한 투구가 보기 좋다. 21~22일 창원 LG전서는 절대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연이틀 연장서 패전투수가 됐다. 전사민은 23일 창원 한화전을 앞두고 “결국 내가 점수를 줘서 패전투수가 됐다”라고 했다. 그러나 연장서 연이틀 중용된 것만 봐도 NC에선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실제 강인권 감독은 전사민을 신예 신영우와 함께 새로운 5선발 후보군에 올렸다. 그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리고 연이틀 불펜투수들이 소모된 상황서 22일 경기서 무려 3이닝을 책임졌다. 3이닝 4피안타 2탈삼진 3볼넷 1실점 패전을, 부진했다고 하긴 어렵다. 강 감독도 22일 경기서 허도환의 결정적 희생번트를 인정했다.
오히려 22일 경기서 눈에 띈 건 타자 전사민이었다. 더블스위치로 라인업에 들어갔다가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교체 없이 타석까지 소화했다. 강 감독은 본래 전사민에게 맡길 생각을 했지만, 웃으며 “그냥 서 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욕심을 내더라”라고 했다.
전사민은 LG 잠수함 박명근의 2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3루 땅볼로 물러났다. 그런데 타구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LG 3루수 문보경이 간신히 걷어낼 정도였다. 강 감독도 “타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으며 “타격에 재능이 있는데요”라고 했다.
알고 보니 전사민의 별명이 전타니다. 본인의 롤모델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 그는 “고등학교 때 정말 타격을 열심히 했다”라고 했다. 실제 고3 시절 주말리그에서 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는 후문. 그러나 “그 이후 안타를 1개도 치지 못해서 10할이 1할이 됐다”라고 했다.
그렇게 프로 입단 후 타자에 대한 마음을 잡고 투수에 집중했지만, 막상 5년만에 다시 타격할 기회가 생기자 승부욕이 끓었다. 전사민은 “1구를 보고 칠 수 있겠다 싶었다. 어차피 투수가 투수에겐 직구만 던질 것이라고 봤다. 자신 있게 돌렸다. 히팅 스팟에 걸려 치는 순간 ‘됐다’ 싶었는데, 공 윗 부분을 때려서 땅볼이 나왔다”라고 했다.
타자에 대한 미련은 없다. 전사민은 선발진 줄부상을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틀 연속 패전투수가 됐는데, 반성의 시간을 갖고 복기했다. 오타니가 롤모델인데, 투구 영상을 보는 편이다”라고 했다. 오타니가 올 시즌 스위퍼 비중을 높이다 피홈런이 많았는데, 최근 커터의 비중을 높여 다시 맹활약 중인 것도 알고 있었다.
전사민이 오타니를 롤모델로 삼은 건 단순히 야구선수로서의 기량만 본 건 아니다. 전사민은 “오타니는 실력도 엄청 좋지만 인성도 좋은 선수다. 그런 부분도 배우고 싶어서 롤모델로 삼고 있다”라고 했다. 전사민 역시 오타니처럼 ‘바른생활’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전사민은 “운동 외의 시간에도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손)아섭이 형을 따라서 수면시간을 8시간 이상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선발투수 준비도 충실히 한다. 그는 “2군에서 준비해왔다. 기회가 생기면 준비한 방식대로 내 기량을 다 보여주고 싶다. 타자 좌우에 대한 제구력을 키우려고 노력해왔다.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전사민. 사진 = NC 다이노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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