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래저래 대투수의 어깨가 무겁다.
KIA 선발진이 갑작스럽게 위기를 맞이했다. 24일 KIA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에이스 숀 앤더슨이 손가락 물집 때문에 25일 광주 KT전 선발 등판이 무산됐다. 27일 광주 키움전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계산이 되는 카드인데, 일단 지켜봐야 한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아도니스 메디나는 결국 KIA 벤치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다. 2군으로 내려가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지만, 퇴출 초읽기다. 대체 외국인투수를 빨리 뽑아도 올스타브레이크 이전 데뷔는 사실상 어렵다.
이의리는 여전히 투구수 이슈가 있다. 갑작스럽게 볼넷 남발로 어려움에 처해 퀄리티스타트가 많지 않다. 최근 잠시 쉬는 신인 윤영철은 곧 돌아오지만 기본적으로 기대치가 높은 투수가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
돌고 돌아 대투수 양현종에 대한 기대감이 또 커진다. 결국 양현종이 KIA 선발진을 소위 말하는 ‘멱살잡고’ 끌고 가야 할 상황이다. 양현종은 2일 부산 롯데전(2이닝 9실점), 7일 광주 SSG전(4⅓이닝 7실점)서 잇따라 난타 당했으나 역시 조정능력이 탁월한 투수다.
13일 고척 키움전서 5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그리고 18일 광주 NC전서 7이닝 9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4실점으로 역시 준수했다. 당시 NC 타자들의 타격감이 워낙 빼어난 걸 볼 때, 괜찮았다.
그리고 24일 광주 KT전서 6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또 잘 던졌다. 안타는 많이 맞았으나 실점을 최소화하는 역량이 역시 탁월하다. 140km 중반의 패스트볼과 각종 변화구로 타자들을 유인하면서, 절체절명의 승부처에는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힘으로 타자들을 누를 수도 있다. 양현종의 힘을 앞세운 피칭도, 여전히 타자들에겐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양현종은 언제든 등판해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에이스의 표본임을 제대로 보여준다. 선발진이 위기를 맞이했고, 최악의 경우 양현종의 등판 간격이 조금 짧아질 수 있다. 불펜 투수들의 과도한 에너지 소모로 양현종이 나가는 날엔 더 많은 투구를 해야 하는 사명감 역시 있을 것이다.
KIA로선 그래서 양현종에게 고마울 수밖에 없고, 그런 양현종 역시 묵묵히 헌신하며 마운드의 기둥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수년째 이런 모습을 보여서 아무 것도 아닌 듯하지만, 사실 아무 것도 아닌 건 절대 아니다. 선발진에 변수가 많을수록, KIA는 양현종의 존재를 기억하게 된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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