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 이 맛이야.
KIA 팬들은 24일 광주 KT전서 나온 나성범의 강력한 홈 송구에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 나성범의 최대 매력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5툴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단순히 타격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송구능력이 상당히 좋다.
투수 출신이라 어깨가 좋다고 볼 수도 있지만, 외야수에게 필요한 장거리 송구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3-1로 앞선 6회초 2사 1,2루 위기였다. 마운드에는 대투수 양현종. 안치영에게 초구 슬라이더를 던지다 우전안타를 맞았다.
KT 2루 주자 문상철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다. 그러자 나성범이 뒤에서 힘차게 달려오며 타구를 글러브에 넣은 뒤 정확한 원 바운드 홈 송구를 했다. KIA 포수 신범수가 포구 후 몸을 살짝 돌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던 문상철의 왼 팔을 태그했다.
최초판정은 세이프. 그러나 KIA 벤치가 비디오판독을 요청하자 아웃으로 번복됐다. 느린그림을 보면 명백한 아웃이었다. 신범수의 마무리도 좋았지만, 나성범의 송구가 기가 막혔다. 신범수가 최대한 빨리 태그할 수 있게 낮은 원 바운드 송구가 이뤄졌다.
나성범은 수비범위가 넓은 외야수는 아니다. 그러나 주자 저격능력을 확실히 갖췄다. KIA 외야는 아무래도 수비력이 썩 좋은 선수가 드물다. KBO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수 김호령이 현재 2군에 있지만, 1군에 있어도 타격의 약점으로 주전으로 도약하긴 힘든 실정이다. 나성범의 복귀는 이런 부분에서도 KIA에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나성범은 개인적으로도 아쉬움 혹은 악몽을 지운 순간이었다. 2022년 10월 13일 KT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서 나온 결정적 수비 실수를 만회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나성범은 0-0이던 3회말 1사 1,2루서 조용호의 타구에 펜스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앤서니 알포드의 땅볼 안타를 포구하지 못해 선제 3실점의 빌미를 제대로 제공했다.
1년 내내 수비를 잘 했으나 마지막 경기서 결정적 실책을 범하며 시즌을 접었으니, 나성범의 속이 가장 탔을 것이다. 그리고 8개월만에, 공교롭게도 상대가 또 KT다. 장소만 바꾼 채 이번엔 호수비로 KT에 제대로 응징했다.
한편, 해당 판정 후 KT 이강철 감독의 홈 충돌 방지 규정 위반 아니냐는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수가 공을 포구하기 전엔 무조건 주자의 주로를 피해줘야 한다. 그러나 공을 포구한 뒤에는 상관 없는 얘기다.
[나성범.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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