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그것도 없지 않아 있는데, 비 시즌에 타격폼을 새롭게 만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KIA가 최근 침체지만, 그래도 특급 유망주 김도영(20)을 보는 즐거움은 쏠쏠하다. 김도영은 복귀 후 28일 광주 키움전까지 4경기서 17타수 6안타 1타점 4득점 3도루. 시즌 전체 성적은 타율 0.400 2타점 5득점 4도루 OPS 0.880.
단순히 수치를 떠나, 타구의 질, 스피드, 비거리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야수의 호수비에 걸린 타구까지 더하면 표본은 적어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봐야 한다. 이런 업그레이드에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우선 나스쿨 수강 효과다. 나성범은 지난 27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김도영에게 자신의 웨이트트레이닝 노하우를 모두 전수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리그에서 몸 좋기로 유명하다. 엄청난 무게를 드는 소유자이기도 하다. 나성범과 김도영 모두 하체 부상으로 함께 재활 중이었으니, 상체 운동에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었다. 나성범의 세뇌교육은, 김도영의 벌크업을 이끌어냈다.
김도영은 28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밸런스 훈련을 많이 했고, 남는 시간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시즌 중에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몸을 만들었다. 나성범 선배님이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내는 방법, 순발력 및 파워 향상 방법 등을 알려줬다. 그런 걸 배워서 써먹고 있다. 타구 질은 그런 영향이 없지 않아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도영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타격 폼의 변화를 얘기했다. 올 시즌 김도영은 1년차이던 작년과 타격 매커닉이 확 달라졌다. 방망이를 어깨에 비스듬히 눕힌 채 타격하던 작년과 달리, 올 시즌에는 방망이를 든 팔을 다소 낮췄다.
타격 준비자세에서 히팅포인트까지 가는 시간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팔로우 스로우를 힘차게 하게 돼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히팅포인트가 앞으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장타 생산도 기대할 수 있다.
사실 KBO리그 최고타자 이정후(키움)가 이 변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면서 예전의 폼으로 돌아갔다. 김도영의 폼이 이정후와 데칼코마니로 바꾼 건 아니다. 이정후는 스탠스도 스퀘어로 바꿨다가 예전처럼 45도 스탠스로 돌아갔다. 김도영 역시 스탠스가 미묘하게 바뀌었으나 큰 변화는 아니라는 게 본인 설명이다. 레그 킥도 그대로 한다.
김도영은 타격폼 변화가 지금까지 잘 맞아떨어지면서, 웨이트트레이닝 효과와 결합해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분석한다. 물론 이걸 현 시점에서 판단하는 건 너무나도 이르다. 표본을 많이 쌓고 평가해야 한다. 어쨌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 매커닉으로 가겠다는 생각이다.
김도영은 “은퇴할 때 이 폼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너무 좋은 것 같다. 이전 타격폼은 때리는 맛이 없었는데 이 폼은 때리는 느낌이 있다. 내 것을 찾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작년에 이범호 코치님이 팔을 내리고 쳐보자고 한 번 한 적이 있었다”라고 했다.
이범호 타격코치는 미리 변신을 제안했으나 김도영 본인이 뒤늦게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이범호 코치가 김도영에게 강요는 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김도영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고,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이 코치의 생각과 같았다는 점이다.
김도영은 “비 시즌에 계속 다른 폼으로 시도해보다가 그 폼을 찾게 됐다. 이범호 코치님도 좋다고 하셨다. 이 코치님이 세세한 부분을 계속 지적해주고 있다. 배트를 세우면서 헤드 스피드를 이용하면서 치고 있다”라고 했다.
이범호 타격코치는 통산 329홈런을 자랑하는 레전드 3루수이자 강타자다. 김도영이 2년차를 맞이해 이 코치의 조력을 발판 삼아 대변신에 나섰다. 좋은 스승, 좋은 선배(나성범)을 만난 덕도 크다. 이정후도 실패했던 이 변화를, 제2의 이정후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진 김도영이 도전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김도영.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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