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9위다. 인정사정을 봐줄 필요가 없다. KIA는 기업으로 치면 비상경영체제, 정당으로 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더 처지면 후반기 대반격이 쉽지 않다.
KIA는 1일 잠실 LG전서 선발투수로 최근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 계약을 맺은 김건국을 내세웠다. 김건국의 선발 등판은 롯데 시절이던 2019년 6월12일 잠실 LG전 이후 1479일만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김건국이 2군에서 호흡을 맞춰온 포수 한준수를 선발 출전시켜 배려했다.
그러나 KIA가 9위까지 처지면서, 김건국의 승리를 만들어줄 여건이 되지 못했다. 김종국 감독은 예상대로 김건국이 3회 2실점한 뒤 2사 후 김현수에게 볼넷까지 내주자 오스틴 딘 타석에서 왼손 김기훈으로 교체했다. 오스틴에게 한 방을 맞으면 경기흐름이 초반에 넘어간다고 판단했다.
독한 야구의 절정은 4회초였다. KIA는 1사 후 최형우의 사구,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중전안타, 황대인의 1타점 중전적시타로 추격에 나섰다. 그리고 류지혁의 좌전안타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장타 한 방이면 경기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상황.
김 감독은 한준수 타석에서 과감히 좌타자 고종욱을 투입했다. 초반이지만, 이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역습을 당할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달 30일 경기서도 초반에 케이시 켈리를 완전히 무너뜨릴 기회서 2득점에 만족하면서 역전패했다.
전날의 학습효과였나. 이날 4회 1사 만루서 투입된 고종욱은 2타점 역전 결승 우선상적시타를 날렸다. LG 선발투수 아담 플럿코에게 상당한 데미지를 안긴 한 방. KIA는 이후 박찬호와 최원준의 1타점 적시타로 4회에만 5득점, 5-2로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4회 대타 기용이 대성공이었다.
고종욱은 올 시즌 타격감이 워낙 좋아 주전으로 뛴 기간이 의외로 길었다. 나성범 복귀 전후로 타격감이 주춤하고 백업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작년부터 KIA의 전문대타로 중요시점에 성과를 낸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대타 타율은 0.188.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날만큼은 김 감독의 계산대로 귀중한 한 방을 터트렸다.
KIA 불펜은 최근 피로도가 있지만, 리드를 잡은 마당에 타이트한 운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기훈을 시작으로 박준표, 이준영, 전상현, 마무리 최지민까지 5명이 6⅓이닝을 분담했다. 전날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최지민이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졌다. 결국 5-3으로 역전승하며 3연패를 끊었다. 김 감독의 대타 작전, 고종욱의 한 방, 불펜의 분전이 오랜만에 맞아떨어졌다. 김종국 감독은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김종국 감독은 “전반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고, 한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은 야수들도 칭찬해주고 싶다. 대타 고종욱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자신의 스윙을 해주면서 귀중한 2타점을 올려줬고,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황대인도 3안타를 때려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줬다”라고 했다.
[이재주(위), 김종국 감독(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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