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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꾸준하지 못했다"
댄 스트레일리는 지난 2020시즌에 앞서 롯데 자이언츠와 연이 닿으면서 KBO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스트레일리는 데뷔 첫 시즌 31경기에서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활약하며 '에이스'로 발돋움했고, 이듬해 31경기에서 10승 12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2021시즌의 모습은 데뷔 첫 시즌에 비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제 몫을 해줬다.
2년간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스트레일리는 시즌이 끝난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 입성을 노렸던 것. 롯데와 계약을 맺지 않은 스트레일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꿰차기 위해 분투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하면서 결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줄곧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스트레일리, 그러던 중 롯데와 다시 손을 잡게 됐다. 롯데는 2022시즌 막판 스트레일리를 재영입하면서 5강 경쟁에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활약은 분명 기대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비록 롯데의 5강 진출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으나, 스트레일리는 11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 활약은 아쉬움이 가득하다. 스트레일리는 시범경기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43으로 부진했고,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트레일리는 5월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5번의 등판에서 2패 평균자책점 5.82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스트레일리가 부진한 가장 큰 원인으로 래리 서튼 감독은 '슬로우 스타터'라는 점과 88년생이라는 나이를 꼽았다. 모두 구차한 변명이지만 이 때문에 4월에는 스트레일리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스트레일리는 끝없는 부진 속에서 반등을 위해 애썼고, 5월에서야 본 모습을 되찾았다.
스트레일리는는 5월 첫 등판에서 6경기 만에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2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의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6월 첫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7이닝 2실점(2자책)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까지 선보였다. 그러나 좋은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스트레일리는 6월 두 번째 등판부터 단 한 번도 6이닝 이상을 던지지 못하는 중. 그나마 좋았던 것은 지난 20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이후 LG 트윈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결과만 놓고 본다면 나쁘지 않은 모습 같지만, 투구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래리 서튼 감독은 4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지난 2일 두산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 중이던 순간 교체를 택한 이유에 대해 "스트레일리의 투구수가 적지 않았고, 커맨드 또한 꾸준하지 않았다. 볼넷이 많거나 제구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컨디션이 제구력 측면에서는 꾸준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으나,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 등 투구 내용이 불안했던 것은 사실. 사령탑은 "타자들과 수 싸움, 볼카운트 싸움에서도 불리하게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스스로 위기를 많이 만들었다. 인필드 플라이가 나온 장면도 수비가 잘해서 위기를 넘긴 것이다. 그리고 고승민의 판단 실수가 나온 뒤 안타를 맞으면서 2점을 허용했고, 휴일을 앞둔 시점에서 불펜의 소모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불펜을 가동해 경기 흐름을 바꾸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스트레일리는 상대 타자들과 싸우는 것이 아닌, 본인 스스로와 싸움을 해가고 있는 셈이다. 스트레일리는 올해 15번의 등판에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 중인데, 퀄리티스타트는 4회에 불과하다. 최근 5경기 연속 6이닝 투구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령탑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100만 달러(약 13억원)의 에이스에게서 실망스러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롯데는 올 시즌에 앞서 '안경에이스' 박세웅과 비FA 다년 계약을 포함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를 영입하는데 총액 260억원을 썼다. 하지만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순위가 떨어지고, 중·하위권 팀들에게 추격을 당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외국인 선수 시장은 썩 좋지 않다. 다른 구단들이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스트레일리가 부활하는 것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롯데다.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 래리 서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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