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일요일 경기가 결정적이었다.”
NC 간판타자 박건우의 3일 2군행 사유는 워크에식 이슈로 드러났다. 강인권 감독은 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박건우가 원팀에 저해되는 언행을 했다고 털어놨다. 고참으로서의 역할, 정신적인 성숙함 등을 주문했다.
강 감독이 박건우에게 아쉬움이 든 결정적 순간은 일요일 경기였다고 밝혔다. NC는 2일 KT와 주말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수도권 9연전의 첫 4경기를 1승3패로 마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 7회까지 0-1로 뒤지다 8회말에 4점을 내주면서 0-5 패배, KT와의 원정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박건우는 이날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회 중전안타, 3회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으나 5회 유격수 땅볼, 7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7회말 타석을 마친 뒤 코칭스태프에 교체 요청을 했다는 얘기가 유력하게 나돈다. 실제 박건우는 8회말 수비를 앞두고 교체됐다. 경기후반 박빙 승부서 못 뛸 정도로 아프지 않은 주전 타자가 교체된 게 여러모로 매끄럽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강 감독은 “박건우가 지난주 경기를 하면서 여기저기에 불편함을 호소하긴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건우가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로 아픈 게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더구나 0-1, 박빙 승부를 벌이던 NC로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이런 상황서 선수가 컨디션 난조 혹은 잔부상을 이유로 교체 요청을 했다면 강 감독으로선 ‘원팀에 저해되는 행동’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강 감독은 확대해석 자제를 부탁하면서도 이번 2군행에 메시지는 분명히 담겨있다고 했다.
강 감독은 “고참으로서 실력뿐만 아니라 덕목도 있어야 한다. 선수가 원 팀에서 벗어난 행동을 안 하길 바란다. 그런 방향성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크다. 성숙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했다.
어쩌면 선수의 스탯관리로 비쳐질 여지도 있다. 사실이라면 감독으로선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순간 팀보다 개인성적을 우선시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그건 선수 본인이 피력해선 안 된다. 결정은 감독이 한다. 컨디션이 좋다고 무조건 나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원칙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박건우가 실제로 코칭스태프에 교체 요청을 했는지, 했다면 왜 했는지에 대한 진실은 오로지 박건우만이 안다. 그러나 강 감독은 그날 박건우의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 원팀 정신을 저해하고,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행위로 느꼈기에 아쉬움이 컸다. 강 감독은 이번 원정 9연전이 올 시즌 농사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NC는 현재 중요한 경기들을 치르고 있다.
참고로 박건우는 두산 시절이던 2021시즌 중에도 비슷한 이슈로 갑자기 2군행 지시를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두산 사령탑이던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은 “박건우가 피곤하다고 하길래 2군에서 푹 쉬라고 했다”라고 했다. 은유적으로 박건우의 언행에 일침을 가한 것이었다.
이번 사태는 다시 한번 프로스포츠에서 이 평범한 명제를 떠오르게 한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강 감독은 "박건우가 성숙해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박건우를 보고 야구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라고 했다.
[박건우와 강인권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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