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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욕심 부리지 않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다.”
4일 고척 키움-NC전을 중계하던 SPOTV 정민태 해설위원은 위와 같이 얘기했다. NC 간판 2루수 박민우에 대한 극찬이었다. 박민우는 이날 3번 2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했다. 평범한 모습이었다.
정민태 해설위원이 주목한 건 2-1로 1점 앞선 상황. 3회초 무사 1,2루서 맞이한 박민우의 두 번째 타석이었다. 마운드에는 키움 에이스 안우진. 이날 안우진은 올 시즌 최악의 컨디션을 보였다. 변화구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마치 제구 기복이 극심한 저연차 시절을 보는 듯했다.
NC 타자들은 초반부터 안우진의 변화구에 잘 맞은 타구를 많이 만들었다. 박민우 역시 1회에 안우진의 주무기 슬라이더를 초구부터 공략해 우선상안타를 터트렸다. 당연히, 무사 1,2루서 큰 스윙에 대한 욕심이 날 수 있었다.
그러나 박민우는 초구에 돌연 배트를 내리고 고개를 숙였다. 희생번트 시도였다. 초구 커브에 번트를 댔으나 파울이 됐다. 2구는 153km 패스트볼. 역시 번트를 시도했으나 또 파울이 됐다. 사실 빠른 공이 번트 대기가 가장 어렵다. 심지어 안우진은 KBO리그에서 문동주(한화)와 함께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정민태 해설위원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다. 안우진의 패스트볼 회전수가 2600rpm을 넘을 것이다. 정말 번트 대기 어렵다”라고 했다. 결국 당시 박민우는 안우진을 상대로 번트를 대지 못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할 수 없이 강공으로 전환,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비록 번트는 못 댔으나 박민우의 팀을 위한 희생정신만큼은 높게 살만했다. 결국 팀의 4연패를 막지 못했지만, 연패 탈출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더구나 NC는 최근 또 다른 베테랑 박건우의 워크에식 이슈가 불거졌다. 강인권 감독은 박건우가 원팀 정신을 해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 3일 2군행을 지시했다.
박건우는 2일 수원 KT전서 0-1로 뒤진 7회말 타석을 마치고 벤치에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인권 감독은 못 뛸 정도로 아프지 않은 선수가 꼭 이겨야 하는 경기, 그것도 박빙 승부서 교체를 요청한 것이 팀 케미스트리에 좋지 않다고 여겼다.
NC는 4일 고척 키움전도 졌다. 수도권 원정 9연전 중간전적 1승5패. 6월 말부터 시작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3위를 지키고 있지만, 상당히 불안하다. 강 감독도 이번 9연전 결과가 올 시즌 농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건우가 없지만 NC 야구는 계속된다. 박건우가 없다고 해서 NC 야구가 안 돌아가는 게 절대 아니다. NC는 손아섭과 제이슨 마틴 외에도 권희동, 천재환, 김성욱 등 외야 뎁스가 좋다. 특히 이날 천재환은 2안타를 날렸다. 강인권 감독은 박건우가 없어도 NC가 원팀 정신으로 잘 굴러갈 수 있다는 걸 박건우가 뒤늦게라도 느끼길 바랄 것이다.
[박민우. 사진 = 고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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