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 두 명의 NC 간판타자가 ‘양신’을 소환할 수 있을까. 주장 손아섭은 성공했다.
손아섭은 4일 고척 키움전서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키움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날렸다. 이 안타는 손아섭의 통산 2318번째 안타였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통산 최다안타 공동 2위에 오른 순간이었다.
손아섭이 1안타만 더하는 순간, 양준혁 해설위원을 넘어 통산 최다안타 단독 2위가 된다. 아울러 이 부문 1위 KBS N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2504안타)을 겨냥하게 된다. 4년 64억원 FA 계약의 두 번째 시즌. 잔여계약 기간에 충분히 도전할만하다.
그런데 올해 양준혁 해설위원을 소환할 수 있는 NC 선수가 손아섭만 있는 게 아니다. 박건우 역시 양준혁 위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양준혁 위원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역대 최초 9년 연속 3할의 주인공이었다. 이후 장성호 KBS N 해설위원(1998년~2006년)이 달성했다.
박건우도 2015년부터 작년까지 8년 연속 3할을 때렸고, 올 시즌에 다시 3할에 성공하면 양준혁, 장성호 위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내년에도 3할을 치면 ‘10년 연속 3할’ 대기록을 보유한 박용택 위원(2009년~2018년)과 타이를 이룬다. 심지어 박용택 위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그런데 암초에 부딪혔다. 현재 1군에서 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박건우는 3일 징계성 2군행을 통보 받았다. 강인권 감독은 박건우의 워크에식 이슈가 있었다고 털어놨고, 원 팀에 저해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건우는 올 시즌 69경기서 타율 0.286 7홈런 41타점 36득점 OPS 0.816이다. 자신의 통산타율 0.324에 못 미치는 수치다. 한편으로 그래서 후반기 3할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박건우는 언제 1군에 올라올지 알 수 없다. 강인권 감독은 “C팀 코칭스태프의 보고도 받아야 하고 선수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박건우로선 최악의 경우 이번 사태에 발목이 잡혀 9년 연속 3할 도전에 실패할 수도 있다.
박건우가 지금 생각해야 할 건 최초 9년 연속 3할을 달성한 양준혁 위원의 타격 테크닉과 노하우가 아니다. 양준혁 위원은 2010년 9월19일 대구 SK전, 현역 마지막 타석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평범한 2루 땅볼을 치고도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누가 봐도 아웃 될 타구였지만, 양준혁은 마지막까지 프로스포츠 선수로서의 기본, 야구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당시 대구시민운동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그런 양준혁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양준혁이라고 힘들지 않았을까. 아웃될 게 뻔한데 ‘산책주루’에 대한 유혹이 없었을까. 훗날 양준혁은 그렇게 전력질주하다 보면 운 좋게 한 시즌에 안타 몇 개를 벌 수도 있고, 실책을 유발해 출루율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물론 부수적인 이득이었다. 그만큼 양준혁 위원은 프로의 기본, 야구에 대한 예의를 지킨 레전드였다. 그렇게 피와 땀으로 9년 연속 3할을 일궈냈다.
박건우 역시 피와 땀으로 8년 연속 3할에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역대 KBO리그 모든 타자 중 타율 3위에 올랐다. 그냥 6년 100억원 FA 계약을 맺은 건 아니다. 그러나 양준혁 위원처럼 매 순간 팀 퍼스트 마인드를 갖고 있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강인권 감독의 2군행 지시에 담긴 메시지다.
[박건우(위), 양준혁 해설위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