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어쩐지…"
한화 이글스는 지난달 18일 새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와 총액 45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방출한지 18일 만이었다.
윌리엄스는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2018년까지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1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도 뛰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294경기에 출전해 31홈런 110타점 타율 0.251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멕시코리그에서 9홈런 28타점 타율 0.304을 기록하던 중 한화와 연이 닿게 됐다.
당시 한화는 윌리엄스의 영입을 공식발표하며 "공·수·주에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로 적극적인 타격이 강점이며, 수비력과 주력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로 코너 외야수로 뛰었지만 중견수 수비도 가능하다. 인성도 좋다는 평가로, 윌리엄스가 새로운 팀에 쉽게 녹아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윌리엄스는 KBO리그 데뷔 첫 경기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으나 1타점 1사구를 기록, 이튿날 첫 안타와 함께 멀티히트 경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선발 최채흥을 상대로 3구째 128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첫 홈런포까지 기록했다.
윌리엄스의 올 시즌 성적은 5경기에서 4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 타율 0.200 OPS 0.688을 기록 중. 아직까지는 적응 단계로 좋고 나쁨을 이야기는 이른 시점이다. 최원호 감독은 윌리엄스의 활약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사령탑은 5일 경기에 앞서 "윌리엄스가 아무래도 헛스윙이나 삼진을 조금 많이 의식해서 그런지 대구에서 타격을 하는데 포인트가 뒤에 와 있더라"고 말 문을 열었다.
윌리엄스의 타격 포인트가 뒤로 이동한 것은 주변의 조언(?) 때문이었다. 최원호 감독은 "물어봤더니 주변에서 '너한테 변화구를 많이 던질 거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볼을 골라내고 헛스윙을 덜 하면서 삼진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 될까, 아니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선이 될까, 우선 순위를 잘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모든 팀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외국인 타자들에게서는 분위기를 뒤바꿀 수 있는 홈런을 비롯한 호쾌한 타격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는 최원호 감독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헛스윙, 삼진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포인트를 앞에 놓고 쳐야 한다. 어쩐지 고영표의 변화구를 받아치고, 대구에서도 변화구에 홈런을 치더라. 그러니 '나한테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구나. 변화구를 노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윌리엄스에게 이러한 말을 해주게 된 것은 5일 취재진과 인터뷰에 앞서 KBO리그 데뷔 첫 안타와 홈런, 타점 등 기념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화할 시간이 있었던 까닭. 최원호 감독은 "첫 안타, 타점 등 구단에서 준비를 해줘서 전달을 하면서 혹시나 물어봤는데 역시나 그러고 있더라"며 "지금 직구를 못 친다. 어쩐지 타구가 멀리 안 날아가더라. 앞으로는 멀리멀리 좀 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메시지까지 전했다.
[한화 이글스 닉 윌리엄스.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