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포수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KIA가 결국 베테랑 포수 김태군을 손에 넣었다. 지난 5일 멀티 내야수 류지혁을 삼성에 보내고 김태군을 받았다. 전임 단장이 2022시즌 막판부터 착수한 포수 트레이드가, 약 1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김태군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지만, 일단 KIA는 올해 5강을 목표로 달리기 때문에 내일만 보고 달린다.
김태군은 2008년 2차 3라운드 17순위로 LG에 입단했다. 2012년까지 LG에서 뛰면서 조인성 등의 백업으로 뛰었다. 그러나 2013년에 NC로 옮겨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전경기에 나갔다.
그런데 양의지(두산)가 2019년에 합류하면서 김태군은 다시 백업으로 돌아갔다.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야구인생이 또 바뀐 것. 그리고 2021시즌을 마치고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는데, 여기엔 강민호라는 또 다른 걸출한 국대급 포수가 있었다. 조인성, 양의지, 강민호까지. 시대를 풍미한 초특급 포수들과 잇따라 한솥밥을 먹고 백업의 삶을 살아왔다.
그런 날들 속에서 배움이 많았다. KIA는 그동안 포수 트레이드를 시도해오면서 현실적 타깃이 김태군이라는 걸 알면서도, 김태군이 지닌 역량을 높게 평가해왔다. 김종국 감독은 5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우선 태군이는 경험이 많다. 우리 포수들이 경험이 좀 없는데, 그런 부분을 메워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태군이는 투수 리드와 디펜스가 강점이다.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리드를 한다. 컨택 능력도 안정적이다. 20대 시절엔 타격 정확성이 좀 떨어지는 스타일이었는데 태군이는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수비, 투수들과의 피치 디자인, 타격 등에서 고루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심재학 단장도 지난 5일 전화통화서 “(신)범수가 잘해주고 있었는데 세부 스탯을 보면 아직은 조금 더 성장해야 하는 상황인 게 맞다. 태군이가 와서 고참으로서 젊은 포수들과 좋은 그림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성격도 좋은 포수다. 외국인투수들을 잘 이끌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김태군은 이날 경기후반 2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리고 9회에는 이적 후 첫 타석에 들어서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생산했다. 그는 구단을 통해 “그냥 정신이 없었던 거 같다. 트레이드 된 건가 싶었다. 이동 거리도 멀어서 오늘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솔직한 얘기도 했다. 김태군은 “포수 포지션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앞으로 그런 평가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 경험을 잘 살려내겠다. 마지막으로 저를 응원해 주셨던 삼성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렇게 어렵게 KIA가 ‘김태군 타임’을 열었다. 시즌 후 FA가 되는 건 일단 다음 이슈이고, 지금부터 김태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분명 능력치는 남다른 포수다. 김태군 역시 걸출한 국대급 포수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후반기에 잘하면 당장 내년 몸값 앞자리부터 바뀔 수 있다.
[김태군.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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