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
한화 이글스 최재훈은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포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5-3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최재훈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말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롯데 '에이스' 나균안을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135km 커터를 공략해 좌중간 방면에 안타를 터뜨려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최재훈은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2사 2, 3루 찬스에서 이번에는 '필승조' 최준용을 상대로 5구째 124km 커브를 공략,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이 점수는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최재훈의 올 시즌 성적은 5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64경기에 출전해 46안타 23타점 10득점 타율 0.257 ops 0.699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3할이 채 되지 않지만, 최재훈의 가장 큰 장점인 출루율은 0.403, 이날 경기로 규정 타석에 진입한 최재훈은 KBO리그 전체 출루율 4위에 랭크됐다.
5일 경기를 마친 뒤 '수훈선수'로 선정된 최재훈은 오랜만에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응원단석에 서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려 1년 만이었다. 그리고 취재진과 만난 최재훈은 "나도 1년 만인지는 몰랐는데, 깜짝 놀랐다. 그만큼 못했던 것"이라고 좋은 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책했다.
최재훈은 지난 6월 14일 롯데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9경기 연속 무안타로 허덕였다. 타수만 놓고 본다면 23타수 무안타였던 것. 하지만 24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다시 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최근 7경기에서 6경기 안타를 생산할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그는 "타격감이 괜찮긴 했는데, 롯데전에서 라인드라이브 타구 4개가 잡혀서 하락세를 탔는데 또 나균안이 나오더라. 그래서 '복수하자'는 생각으로 집중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결승타를 친 상황에 대한 질문에 "(권)광민이가 홈런을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안타를 치고 나가더라. 이후 도루 등으로 2, 3루가 됐는데, 어떻게든 집중해서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노림수가 맞았다. 상대 벤치도 나를 거를 상황이 아니었다. 내게 승부를 할 것 같았고, 집중을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재훈의 가장 큰 목표는 '출루'다. 최재훈의 커리어 통산 타율은 0.259지만, 출루율은 0.360으로 약 1할이 높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투수를 괴롭히는 것이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나)균안이를 괴롭혔다는 점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며 "안타도 중요하지만, 출루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개인 타격감이 좋고, 팀도 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소위 야구를 할 맛이 나는 상황이다. 최재훈은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원래 선발 투수들이 조금 힘들었는데, 올해는 선발 투수들이 잘 던지다 보니 중간 투수들도 힘을 받은 것 같다. 포수로서도 선발, 불펜이 잘 던져주면 힘이 난다. 그러다 보니 투수를 위해 타격도 잘해야겠다 생각이 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5일 경기를 승리하면서 올 시즌 32승 4무 38패 승률 0.457을 기록하게 됐다. 여전히 8위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공동 4위에 랭크돼 있는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와 격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5강행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볼 만하다. 최재훈은 이날 응원단상에 올라 팬들을 향해 '가을야구'를 외치기도 했다.
최재훈은 "8연승 기간 동안 투수도 야수도 너무 잘해줬다.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나는 두산에서 두 번이나 우승도 해봤고, 2018년에도 (한화에서) 포스트시즌에 나갔는데, 그 기분을 알지 않는가. 어린 선수들이 가을야구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비록 떨어져 있지만, 차근차근 1승, 1승을 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가을야구를 생각하고 우리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화 이글스 최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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