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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배지환(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겐 어느덧 남의 얘기다. 올해 양 리그 도루왕 레이스는 일찌감치 왕좌가 가려진 느낌이다.
아메리칸리그 및 내셔널리그 도루 1위는 6일(이하 한국시각) 기준으로 에스테우리 루이즈(24,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26,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루이즈는 43도루로 2위 완더 프랑코(탬파베이 레이스, 27도루)에게 무려 16개 앞섰다. 아쿠나도 41도루로 2위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4도루)에게 17개 앞섰다.
둘 다 워낙 압도적인 페이스라서, 전반기가 끝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도 충분히 도루왕을 낙관할 수 있다. 15개 넘는 격차를 하루아침에 까먹을 가능성은 낮다. 두 사람이 후반기에 엄청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무난히 도루왕에 오를 분위기다.
최근 발목부상으로 10일 부상자명단에 오른 배지환(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강제로 도루 레이스에서 내려갔다. 배지환은 20도루를 했고, 내셔널리그 4위다. 그러나 이날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에게 공동 4위를 허용했다. 2위 캐롤은 물론, 3위 스탈링 마르테(뉴욕 메츠, 23도루)와도 격차가 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니코 호우너(시카고 컵스, 19도루), 타이로 에스트라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이크 맥카티(애리조나),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이상 18도루)의 맹렬한 추격을 받는다. 15도루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잠재적으로 배지환을 위협하는 후보다.
배지환의 복귀가 늦으면 늦을수록 이들에게 추월당할 확률도 올라간다. 메이저리그 톱10(8위)을 지키고 있지만, 내셔널리그 톱10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도루 때문에 빨리 복귀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배지환은 발목을 완전히 회복하고 돌아와야 한다.
그 사이 루이즈와 아쿠나의 세기의 레이스가 본격화된 모양새다. 올 시즌 아쿠나가 압도적인 타격 스탯으로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 1위를 달린다. 아메리칸리그에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있다면, 내셔널리그에선 아쿠나의 강세가 돋보인다.
반면 루이즈는 아쿠나만큼 타격 스탯이 좋은 편이 아니다. 타율 0.257에 출루율 0.310이다. 타율 0.337, 출루율 0.414의 아쿠나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즉, 루이즈는 아쿠나에 비해 도루할 기회가 압도적으로 적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루이즈는 좀처럼 메이저리그 도루 전체 1위를 내주지 않는다. 올 시즌 51차례 도루를 시도해 실패는 8차례다. 15.7%. 아쿠나는 48차례 시도해 7차례 실패했다. 실패율은 14.6%. 심지어 루이즈의 실패율이 아쿠나보다 높다.
결국 아쿠나의 도루 시도 자체가 루이즈보다 적기 때문에 루이즈가 전체 1위를 지킨다고 봐야 한다. 루이즈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출루하지만, 2루타나 홈런을 칠 때도 있고, 경기흐름상 도루 시도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반면 루이즈는 틈만 나면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루이즈는 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서 시즌 43도루에 성공했다.
배지환은 잠시 개점휴업했지만, 메이저리그 최고 대도들의 경쟁은 계속된다. 두 사람 모두 80도루 페이스다. 매이저리그의 마지막 80도루는 1988년 리키 헨더슨(뉴욕 양키스, 93도루)과 빈스 콜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81도루)이었다. 뛰는 야구가 장려되는 제도 변화가 역대급 대도들을 낳았다.
[루이즈(위), 아쿠나(아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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