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배팅볼 투수 제구가 안 되더라"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이 끝난 뒤 '마운드'에 올랐다. 최원호 감독이 투구를 펼친 이유는 '특타'를 하는 선수들을 돕기 위함이었다.
최원호 감독은 한화의 1군 사령탑 지휘봉을 잡은 뒤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중 한 가지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이 훈련이라도 제대로 소화할 수 있게 하는 것. 원정 경기를 떠날 때면 근처의 고등학교 등에서 선수들이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경기에 앞서 진행되는 타격 등의 훈련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효과는 최근 8연승을 비롯한 상승세로 드러나고 있는 셈. 최원호 감독은 6일 대전 롯데전에 앞서 '배팅볼을 던졌느냐'는 질문에 "조금 던졌다"며 "배팅볼 투수가 제구가 조금 안 돼서 그래서 내가 직접 던졌다. 서산에서는 특타를 할 때 매번 던졌다. 1군에서는 그동안 타이밍이 없었던 것"이라고 껄껄 웃었다.
전날 경기가 끝난 뒤 '특타' 훈련에는 권광민과 이진영, 이민준, 박상언, 김태연이 참여했다. 사령탑은 "특타의 성과가 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결국 코칭스태프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주전으로 나가지 않는 20대 선수들은 훈련량이 부족한데, 특타도 환경이 돼야 친다.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것이 특타의 영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화는 지난달 중순부터 팀 타선의 타격감이 물이 제대로 올랐다. 결국 1군에서도 백업으로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훈련을 충분히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고, 이는 좋은 성적으로 직결되고 있다.
사령탑은 "특타는 스타팅으로 나가지 않는 20대 선수들은 의무적이다. 하루에 (경기전에) 20개씩 치고 무엇을 기대하겠나. 주전 선수들은 본인이 원하면 친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나이로 의무화를 해왔다"며 "몇 개씩 치는지는 모르겠지만, (특타는) 보통 40분 정도씩 친다. 4~5명에서 도는 것을 감안하면 꽤 많이 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최원호 감독은 "경기 전에는 시간이 안 되니까 많이 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면 주전들의 경우 조금 더 치고 싶은데, 후배들의 눈치를 보느라 못 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까닭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정에서는 따로 (훈련장을) 빼놓으면 스타팅이 아닌 선수들은 그들끼리 여유 있게 타격 훈련을 하고, 스타팅 선수들은 그들대로 조금 더 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8연승을 질주하던 한화는 지난 2일 삼성 라이온즈에게 1-2로 패하며 좋은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전날(5일) 롯데를 5-3으로 잡아내면서 한풀 꺾일 수 있는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데 성공, 위닝시리즈 사냥에 나선다.
이날 한화는 이진영(우익수)-김인환(지명타자)-노시환(3루수)-닉 윌리엄스(좌익수)-채은성(1루수)-문현빈(중견수)-최재훈(포수)-정은원(2루수)-이도윤(유격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는 최원호 감독.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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