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프로 17년차인데, 참 무거운 마음이다.”
KIA 대투수 양현종(35)은 2007년 입단 후 17년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미국에서 야구한 2021년을 제외하고 KBO리그에서만 16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수십 명의 외국인선수가 KIA 유니폼을 입고 벗는 걸 지켜봤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 인생무상이라고, 영원한 건 없다. 양현종도 어렸을 땐 별 다른 감정을 느낄 틈이 없었다. 야구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차가 쌓이고, 나이를 먹으면서 좀 바뀌었다.
양현종은 6일 인천 SSG전을 마치고 “프로 17년차인데, 선수들이 참 한 순간에 떠난다. 정이 들만 하면 떠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나이를 먹고 감수성이 예민해져서 그런가. 팀을 위해 뛰던 선수가 한 순간에 구단 통보를 받고 떠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라고 했다.
KIA는 5~6일에 3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5일에는 류지혁을 삼성에 보내고 김태군을 받아왔다. 6일에는 아도니스 메디나와 숀 앤더슨과 결별을 택하면서 마리오 산체스, 토마스 파노니를 영입했다. 파노니는 작년에 이어 재영입이고, 김태군과 산체스는 새 식구다.
양현종은 “앤더슨과 메디나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었는데 떠나게 됐다. 마음이 좀 그렇다”라고 했다. 그러나 “야구라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다만, 좀 잔인하다는 느낌도 든다”라고 했다.
100명이 넘는 사람이 드나드는 야구단. 매년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비즈니스라는 걸 누구나 아는데, 조직을 위해 누군가는 악역을 맡아야 하고 남 몰래 울 수밖에 없다. 양현종도 머리로는 잘 알지만, 떠나는 선수들을 보며 착잡한 감정을 가진 듯하다. 당장 앤더슨과 메디나는 마이너리그 등에서 새 직장을 찾아야 한다. 그래도 이번에 떠난 류지혁과는 삼성전마다 만날 수 있다.
그래도 양현종은 또 최선을 다한다. 이적생 김태군이 광주 생활에 대해 물어봤는데, 구단에 도움을 요청해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도우려고 한다. 김태군은 아이가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당장 광주에 거처를 구하는 게 애매할 수밖에 없다. 시즌 후 FA인 것도 사실이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대투수다.
산체스의 KBO리그 적응을 도울 수 있는 선수 역시 양현종이고, 다시 만난 파노니와 의기투합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몫 역시 양현종이 할 것이다. 이의리나 윤영철은 자연차라 아무래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양현종은 “이제 새로운 외국인투수들이 온다. 그 선수들에게 잘 해줄 것이다. 웃으며 대화도 할 것이다. 새로운 선수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선수들이 우리 팀에 젖어들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목표는 우리 선수들과 함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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