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8K보다 2사사구가 반갑다.
KIA 이의리는 6월27일 광주 키움전을 끝으로 잠시 1군을 떠났다. 물집 이슈가 있었고, 올 시즌 내내 이어지는 제구 기복 이슈도 있다. 가장 큰 목적은 리플레시였다. 꼭 부진한 원인을 찾아서 개선하기보다. 쉼 없이 달려오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기 위해서였다.
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KIA 내부적으로 ‘만루 챌린지’로 대변되는 제구 기복은 단기간에 고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 시즌 중 매커닉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 사실 이의리는 제구 기복 이상으로 장점이 많은 투수다.
투구판을 1루 쪽으로 밟는데도 대각선 투구를 하지 않고 우타자 바깥쪽으로 승부하는 모습에 일부 해설위원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8일 수원 KT전을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이의리의 팔 스윙이 KBO리그 모든 투수 중 가장 빠른 것 같다면서, 이 장점을 어쨌든 극대화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장점 극대화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탈삼진 8개로 KT 타선을 윽박지른 것보다, 사사구가 단 2개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사사구를 줄이고 싶어서 줄인 건 아니었다. 장점에 집중하면서 공격적으로 투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삼진이 많았고 사사구가 줄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실제 이의리는 최고 151km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은 평소의 볼배합과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결정적 변화가 있었다. 이의리가 2군에서부터 신경 쓰고 교정해온 게 있다. 투구 동작에 들어간 뒤 팔을 앞으로 곧게 뻗어야 하는데, 옆으로 돌아간 채로 투구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게 본인의 고백이다.
상식적으로, 공이 똑바로 들어가려면 팔을 곧게 뻗은 채 던져야 한다. 그런데 이의리는 팔이 옆으로 돌아가면서 투구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공이 똑바로 들어가지 않고,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난 채 투구 탄착군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
이의리는 “만족스럽다. 2군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준비를 했다. (김)태군 선배님과 처음으로 맞췄는데, 잡생각을 없게 해줬다. 그냥 ‘내리 찍으라’고 했다. 몸이 옆으로 돌면 변화구도 직구도 위력이 떨어지게 된다. 직구는 뜨는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느낌이 없었다”라고 했다.
좀 더 표본이 더 쌓여야 한다. 그러나 교정효과가 있다면 이날 기록이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사사구가 적으면 투구수가 줄어들고, 투구수가 줄어들면 이닝을 늘릴 수 있다. 그럼에도 이의리는 이날 5이닝을 99구로 막았다. 이닝 당 투구수는 많은 편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문제의 원인을 찾고 대응했으니, 달라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또한, 이날 두 차례 타구에 맞은 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게 본인 얘기다.
이날 KIA로선 승리 이상으로 이의리가 해법을 찾은 게 고무적이다. 김종국 감독은 “이의리가 이닝에 비해 투구수가 다소 많았지만 5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해줬다. 김태군과의 호흡도 잘 맞았다”라고 했다.
[이의리.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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