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아름다운 타구, 반했습니다"
두산 베어스 강승호는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 1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4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 팀의 7연승의 선봉장에 섰다.
주인공이 되기까지는 단 한 방이면 충분했다. 4회말 두산의 공격. 선두타자 정수빈이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김재호의 희생번트와 호세 로하스의 진루타로 2사 3루의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양의지가 키움 선발 최원태와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고, 후속타자 김재환이 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흐름을 탄 두산은 2사 만루에서 양석환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1-1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강승호가 최원태의 3구째 127km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 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두산은 강승호의 그랜드슬램으로 5-1로 달아났고, 6회초 한 점을 내줬지만 리드를 지켜내며 7연승을 완성했다.
9일 잠실 키움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타구가 넘어갈 것 같았느냐'는 질문에 "아름다운 타구였다"고 너스레를 떨며 "원래는 타구가 떨어져야 하는데, 계속 뻗어나가더라. '강승호가 그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선수구나'하며 어제(8일) 반했습니다.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강승호는 올해 전반기 1~2군을 오가며 좀처럼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6월초 1군으로 돌아온 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수비에서는 실책이 없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사령탑은 "우선 좋은 타구가 한 번씩 나오다 보니 기분 쪽으로도 많이 좋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며칠전에 물어보니 본인 말로는 '돌아온 뒤 실책을 안 했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부담이 없어지니 마음의 안정이 많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야구는 공·수·주를 다 해야되는데, 아무래도 하나가 안 되면 연쇄적으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플레이가 많이 나왔듯 수비의 안정이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 입장에서는 승기를 잡는 최고의 장면이었지만, 키움은 3연패의 늪으로 가는 상황이 강승호의 만루홈런이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강승호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것보다 그 이전의 상황을 더 아쉬운 장면으로 꼽았다. 홍원기 감독은 "최원태가 열흘 휴식 이후 밸런스 등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홍원기 감독은 "어제(8일)는 양의지에게 볼넷 내준 것이 가장 큰 장면이었다. 그리고 김재환에게도 유리한 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볼을 내준 것. 1-0이었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어렵게 가다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경기 초반이었고, 동점이 되더라도 빨리 승부를 했어야 했다. 양의지에게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코너를 의식하다 보니 본인의 계획에서 벗어났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홍원기 감독은 "올해 상대전적에서 열세인 팀을 만나면 선수들이 먼저 의식을 하는 것 같다. 본인들이 계획했던 대로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래도 선수들이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 강승호, 이승엽 감독, 최원태.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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