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석환이 형한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90구,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유독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승리 운이 따르지 않던 최원준, 올해도 그 흐름은 크게 변함이 없었다. 최원준은 시즌 첫 등판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7이닝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패전의 멍에를 쓰더니 7이닝 무실점에도 노 디시전에 그치는 등 지난 4월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했다.
불운은 계속됐다. 최원준은 5월 첫 등판에서도 롯데를 상대로 7이닝 3실점(3자책)에 패전 투수가 됐고, 5월 16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6이닝 1실점(1자책) 피칭 속에 6경기 만에 첫 승을 수확했다. 하지만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부진이 시작됐고, 개인 4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6경기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각종 악재가 겹치는 상황, 팀이 652일 만에 7연승을 달릴 정도로 분위기가 좋은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최원준은 1회 송성문과 김혜성을 연달아 범타로 잡아내며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이정후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 김웅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고, 2회 이지영-김수환-박주홍으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냈다.
첫 위기는 3회였다. 최원준은 선두타자 김주형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준완에게 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송성문과 김혜성을 모두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이정후에게 이번에는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원준은 김웅빈과 6구 승부 끝에 삼진을 뽑아내면서 대량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4회 다시 한번 삼자범퇴를 마크한 최원준의 가장 아쉬운 순간은 5회였다. 6-0으로 크게 앞선 5회 최원준은 김주형을 유격수 땅볼, 김준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송성문에게 5구째 몸쪽 높은 140km 직구를 공략당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철 실점을 기록했다.
첫 실점 이후 불운도 이어졌다. 최원준은 김혜성에게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으나, 송구보다 김혜성의 빠른 발이 먼저 1루에 닿으며 내야 안타를 내주더니, 이정후에게는 2루수 강승호를 맞고 튀는 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김웅빈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6-2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최원준은 더이상 흔들리지 않았고, 이지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무리, 6회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첫 승 상대는 키움, 최원준은 다시 한번 키움에게 승리를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팀이 연승 중이라서 더 집중했다.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야수들이 많은 득점 지원을 해줘서 편하게 던졌고, 운 좋게 승리 투수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최원준은 양석환에 대한 고마움을 빼놓지 않았다. 양석환은 이날 경기 전까지 자신이 홈런을 친 경기에서 팀은 10승 1패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13호 홈런을 터뜨리면서 다시 한번 팀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그는 "특히 (양)석환이 형한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내가 등판하는 날마다 잘 쳐준다"며 "휴식기간 준비 잘해서 후반기 팀 승리에 더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무려 54일 만에 맛본 승리. 최원준의 시즌 2승째는 두산의 지난 2018년 6월 6일 고척 넥센(現 키움) 히어로즈~6월 14일 잠실 KT 위즈전 이후 1851일 만의 8연승으로 연결되며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게 됐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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