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준이가 좀 결과에 파고드는 스타일인 것 같다.”
KIA 간판타자 나성범은 8일 수원 KT전을 마치고 최원준 얘기가 나오자 이렇게 얘기했다. 마음 같으면 당장 최원준에게 웨이트트레이닝 기법을 전수하고 함께 운동하고 싶지만, 올 시즌에는 권하지 않기로 했다.
나성범이 보기에, 최원준은 타격에 대한 고민이 많은 타자다. 실제로 스트레스 혹은 압박감이 어느 수준일지 알 수 없다. 그러나 9일 수원 KT전까지 21경기서 80타수 18안타 타율 0.225 5타점 11득점 3도루 OPS 0.533이란 성적을 만족할 리 없다.
최원준은 통산 564경기서 타율 0.285를 자랑한다. 2년차부터 전임 감독들에게 눈에 띄어 중용되기 시작했고, 외야로 자리매김하자 타격 포텐셜을 완전히 터트렸다. 2020시즌 123경기서 타율 0.326, 2021시즌 143경기서 타율 0.295였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뒤 부진했던 건 90경기에 나선 2019년의 타율 0.198이었다.
그런 최원준에게 2할2푼대 타율이 만족스러울 리 없다. 자신보다 조금 시간차를 두고 복귀한 나성범과 김도영, 심지어 트레이드로 입단한지 1주일도 안 된 김태군이 펄펄 나는 모습에 자칫 초조해하지 않을까.
그럴 필요가 없다. 어차피 현 시점에서 올 시즌 농사 결과가 판가름 나는 건 아니다. 후반기에 더 중요한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타격이 안 풀리면 왜 안 풀리는지 파악하고, 방향성만 확고하게 잡으면 된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268로 나쁘지 않다.
KIA는 완전체 전력을 갖췄다. 최원준의 역할은 리드오프. 올 시즌 내내 리드오프만 맡지 않겠지만, 다른 타순에 들어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박찬호, 김도영과의 트리플세터만 해도 박찬호는 수비부담(유격수), 김도영은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을 갖춰 9번과 2번이 어울린다.
최원준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만큼 타격 자질을 인정받았다고 보면 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간절히 원하는 후배들을 도우려면 대회 기간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떨어진 타격감을 후반기에 회복해야 할 또 다른 이유다.
나성범은 최원준에게 별 다른 조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걱정스러워하는 뉘앙스였다. 너무 고민을 많이 하고 파고드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은 두산 사령탑 시절에도 슬럼프에 시달리던 타자가 심적으로 괴로워하자 “자신과 싸우지 말고 투수와 싸워야 한다”라고 했다. LG 염경엽 감독도 슬럼프에 빠진 선수는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지도자다. 최원준이 참고할 만하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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