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보는 것도 좋지만, 얘기도 하고 경험도 하고 부딪히면서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KIA가 지난 5일 류지혁을 삼성에 보내고 김태군을 영입한 건 당장 안방의 약점을 메워 5강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강하지만, 김태군이 기존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큰 게 사실이다. 반 년간 몸 담고 떠난 박동원(LG)만 해도 KIA 젊은 포수들과 살갑게 잘 지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
이젠 김태군의 시간이다. 마침 김태군은 ‘핵인싸’로 통한다. 성격이 쾌활한, 화끈한 부산 사나이다. 이미 KIA 선수들과 친해졌고, 적응도 끝난 듯하다. 김도영은 신인 시절에도 삼성과 경기할 때 김태군이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와 감사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내성적인 이의리도 김태군의 격려에 힘입어 8일 수원 KT전서 모처럼 깔끔한 투구를 했다.
이젠 포수들 차례다. 김태군은 LG, NC, 삼성을 거치면서 조인성, 양의지, 강민호라는 국가대표급 포수들을 모셨다. 그들에게서 배운 노하우가 어마어마하다. 실제 그는 양의지에겐 상황에 따른 경기 운영 노하우를, 강민호에겐 선수 한 명이 경기를 뒤바꿀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배우고 느꼈다.
그런 김태군은 지난 6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활짝 웃으며 “나도 후배 포수들에게 도움이 많이 됐다. 이 말은 꼭 좀 써달라”고 했다. 이미 KIA 백업포수 한준수는 김태군과 붙어 다니며 포수의 A부터 Z까지 배우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1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태군이가 경험이 많다. 투수들이 조금 더 그 경험을 믿고 태군이 리드대로 편하게 던지는 것 같다. 기존 우리 포수들도 자질은 좋은데 경험이 없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었다. 지금은 우리 투수들이 심적으로 편안한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태군이를 믿고 의지한다. 산체스 리드도 잘 해줬다”라고 했다.
특히 한준수에겐 기회다. 김 감독은 “벌써 태군이가 준수와 같이 훈련하면서 얘기도 해주더라. 본인의 경험이나 준비하는 요령, 상황 등을 얘기했을 것이다. 경기에 나가서 푸는 요령을 준수가 많이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보고 듣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히는 게 중요하다. 김 감독은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수 있지만, 준수처럼 태군이와 대화도 하고 경험하고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그래야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그냥 밖에서만 보면 잘 모를 수도 있다. 지금은 준수가 태군이랑 같이 있는데, 나중에 다른 포수들(신범수, 김선우 등등)이 올라와도 마찬가지다. 태군이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물론 이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KIA 프런트의 능력이 발휘돼야 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김태군을 어떻게든 2024시즌 개막전에 주전으로 내세울 수 있도록 계약해야 한다. 김태군을 놓치면 KIA의 포수 리빌딩은 또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다.
[김태군과 한준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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