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윈나우'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부터 동행했던 잭 렉스와 결별했다. 그리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 니코 구드럼을 영입했다. 그는 어떤 선수일까.
롯데는 11일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니코 구드럼을 영입했다"며 "구드럼과 연봉 4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올해 잭 렉스와 시즌을 함께 시작했다. 렉스는 지난해 DJ 피터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5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72안타 8홈런 34타점 32득점 타율 0.330 OPS 0.905로 활약했다. 짧지만 좋은 성적을 남겼던 만큼 롯데는 130만 달러(약 16억원)를 제시하며 렉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짧은 기간 강한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에 롯데는 당연히 렉스에게 큰 기대감을 품었다. 하지만 렉스의 활약은 지난 시즌에 크게 못 미쳤다. 시즌 초반부터 지속된 무릎 부상의 여파 때문이었다. 무릎이 성치 않았던 주루와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고, 5월 중순 경에는 한차례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롯데는 렉스가 1군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55경기에서 50안타 4홈런 30타점 20득점 타율 0.246 OPS 0.683로 아쉬운 모습을 거듭하자 결국 칼을 빼들었다. 현재의 부진한 성적도 걸림돌이었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주고 있는 무릎의 상태가 시즌을 치르면서는 도무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롯데는 "렉스는 2023시즌 4월 한 달간 우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무릎 부상(만성적 대퇴사두근 건 통증)으로 인해 6주간 재활에 전념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아 엔트리에 제외된 바 있다. 이후 회복이 빠르지 않고 정상적인 출장이 이루어지지 않아 구단은 팀 사정 상 후반기 반등을 위해 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렉스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음과 동시에 새로운 타자를 영입했다. 바로 니코 구드럼이다. 구드럼은 지난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71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고, 2017년 처음 빅리그 무대에 입성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뛰며 메이저리그 통산 402경기에 출전해 311안타 42홈런 46도루 타율 0.226 OPS 0.688의 성적을 남겼다.
구드럼은 2018~2019시즌 디트로이트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축 시즌이 열린 이후 성적이 급하강했다. 내야를 비롯해 외야수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던 만큼 타격적인 능력만 좋았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오랜기간 몸담을 수 있었던 선수. 하지만 지난해 1할대 타율로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물론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활약은 뛰어났다. 구드럼은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트리플A에서 65경기에 출전해 61안타 8홈런 36타점 49득점 7도루 타율 0.280 OPS 0.888의 성적을 기록하던 중 '옵트아웃'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것을 택했고, 마침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던 롯데의 레이더에 들어왔다.
팀 홈런이 44개로 리그 6위에 랭크돼 있는 롯데는 당초 '거포'형 타자에 초점을 두고 선수들을 지켜봐왔다. 하지만 장타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장타력에 빠른 발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포지션을 통해 수비적인 면에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드럼을 택했다. 구드럼은 장타력이 전혀 없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보다는 빠른 발과 유틸리티적인 면에서 큰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구드럼이 롯데의 이목을 끈 부분이 있다. 바로 '출루율'이다. 구드럼은 올해 보스턴 트리플A에서 출루율 0.448을 기록했는데, 이는 인터내셔널리그 전체 3위에 해당될 정도로 좋았다. 물론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의 수준 차이는 존재하지만, 가장 큰 문제였던 출루율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었다.
구드럼의 출루율이 급격하게 좋아진 배경에는 '안경'이 있다. 프로 무대를 밟은 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시절 단 한 번도 안경을 쓰지 않았던 구드럼은 올 시즌에 앞서 처음으로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하면서 선구안이 상당히 좋아졌다. 투구 스타일과 볼 배합 등의 차이는 있으나, 이는 KBO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위치' 히터라는 점도 장점 중 한 가지다. 구드럼은 올해 좌투수를 상대로 우타석에 들어서 1홈런 타율 0.327(52타수 17안타) OPS 0.901을 기록했다. 좌타자가 많아진 롯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 우투수 상대 좌타석에서의 타율은 0.265(166타수 44안타)였지만, 볼넷이 52개로 OPS는 0.884로 좋았다.
구드럼은 오는 15일 입국해 16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리고 후반기가 시작되는 21일 1군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 그는 "중요한 시기인 후반기에 좋은 성적을 거둬 팀이 포스트시즌과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트리플A에서 눈에 띄게 좋아진 구드럼이 좋은 흐름을 KBO리그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까. 뚜껑을 열어보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롯데 자이언츠 니코 구드럼, 잭 렉스, 메이저리그 시절의 니코 구드럼, 좌-우타석에 들어선 니코 구드럼.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 DB,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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