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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해영이가 뒤에서 해줘야 강해진다.”
KIA 우완 정해영(22)에게 2023시즌 전반기는 악몽이었다. 스프링캠프를 충실히 보냈으나 좀처럼 구위, 스피드가 올라오지 않았다. 물론 정해영은 본래 공이 빠른 투수는 아니다. 그래도 140km 중반을 찍으면서, 회전수와 수직무브먼트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런데 5월 초~중순에도 140km 초반, 심지어 130km 후반이 나오기도 했다. 당연히 잘 맞은 타구를 많이 맞았고, 좋지 않은 결과도 많이 나왔다. 심지어 세이브를 따내도 아슬아슬했다. 결국 김종국 감독은 5월 말에 결단을 내렸다. 정해영을 2군에 보내 재충전의 시간을 줬다.
정해영은 2군에서 퓨처스리그 출전도 한 동안 하지 않고 밸런스 훈련에만 집중했다. 사실상 함평에서 가진 스프링캠프 시즌2였다. 당장 경기에 안 나가도 예전의 구위를 되찾는 게 중요했다. 퓨처스리그 실전서도 몇 차례 결과가 안 좋았지만, 내용은 점점 좋아졌다.
김종국 감독은 7월 초에 다시 정해영을 1군애 불렀다. 대신 보직은 마무리가 아니었다. “필승조 앞에 나가는 투수”라고 했다. 필승조인 건 맞다. 대신 주로 6~7회에 나간다. 메인 셋업맨 앞에 나간다는 얘기다. 실제 현재 KIA 불펜에서 가장 타이트한 순간은 최지민과 임기영이 책임진다. 최근에는 전상현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면서, 최지민, 임기영과 상황에 따라 8~9회를 책임진다. 즉, 정해영으로선 부담 없이 컨디션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다.
3경기에 나갔다.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시즌 평균자책점도 마침내 2점대(2.95)로 내려왔다. 8일 수원 KT전의 경우 패스트볼은 143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섞어 깔끔하게 1이닝을 삭제했다. 여기서 1~2km 정도 더 나오면 금상첨화다.
김종국 감독은 1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필승조에 대해 “불펜은 상황에 맞게 사용한다. 지민이가 제일 뒤에 가니 심적 부담이 보여서 상현이도 뒤에서 사용한다. 지민이에게 약한 타자들이 있으면 지민이를 제일 뒤에 쓰고, 상현이와 기영이도 본인들의 몫을 잘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해영이도 자신의 공을 자신 있게 뿌린다. 한~두 번 더 자신의 몫을 하면 뒤로 갈 수 있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결국 정해영을 다시 마무리로 사용하겠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해영이가 제일 뒤에서 해줘야 강해질 수 있다”라고 했다.
즉, 다시 정해영이 익숙한 클로저를 맡고, 그 앞에서 임기영, 최지민, 전상현, 장현식, 이준영이 6~8회를 책임지는 그림이 이상적이라는 의미. 현대야구에선 필승조 2~3명으로 한 시즌을 버티는 것도 점점 어려워진다. 두꺼운 불펜 뎁스를 가진 KIA라서 정해영이 컨디션을 올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젠 정해영이 다른 불펜 투수들을 도와줄 때가 됐다.
김 감독은 “해영이가 제일 뒤에서 해주고 지민이, 상현이, 현식이, 준영이, 기영이가 중간에서 해줘야 후반기에 우리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후반기에는 타이거즈 최초 2년 연속 30세이브 클로저의 귀환이 예상된다.
[정해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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