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어필은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KT 이강철 감독은 9일 수원 KIA전서 KIA 새 외국인투수 마리오 산체스를 두고 심판진에 두 차례 어필했다. 한 번은 산체스의 이중 키킹이었고, 또 한번은 산체스의 견제 동작이었다. 당시 현장 심판진은 이중 키킹은 하면 안 된다고 유권해석, 본인과 KIA 김종국 감독에게 통보했다. 반면 견제 동작에 대해선 이 감독의 어필을 받아주지 않았다.
투수가 이중 키킹을 하는 건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순간적으로 타이밍을 늦춰 투구,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맞춰주기 않겠다는 의도. 국내에서도 많은 투수가 이중 키킹을 한다.
단, 정규의 투구동작으로 해석될 정도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 베테랑 오승환도 2005년 데뷔 초에는 특유의 이중 키킹이 논란이 됐지만, 지금은 아무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 옛날부터 계속 그렇게 던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체스는 KT전서 이중 키킹으로 투구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었다. 또한, 이중 키킹을 해도 리듬이 조금씩 달랐다. 이중 키킹을 하고 바로 던질 때도, 반 템포 정도 쉬고 던질 때도 있었다. 심판진은 이런 건 타자 기만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본 듯하다.
KIA 김종국 감독은 1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이중키킹은 다시 한번 심판진의 얘기를 확실하게 들어봐야 한다. 본인은 문제 있으면 안 한다고 했다”라고 했다. 결국 산체스의 후반기 첫 등판이 또 다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페이크 견제, 혹은 스쿼트 견제로 불리는 동작은 가능하다. 산체스는 투구 동작에 들어가기 전 1루에 주자가 있을 때 1루를 쳐다보면서 순간적으로 자세를 확 낮춘다. 실제 견제구를 던지지 않아도 이 동작을 취하니, 주자가 2루 도루를 시도하지도 못할 뿐 더러, 리드 폭도 넓히기 어렵다.
투구판을 밟고 투구 동작에 들어가다 다시 발을 빼서 견제를 하면 보크다. 산체스는 규정에 맞춰 주자를 페이크 견제하고, 견제구를 사용하니 전혀 문제없다. 스쿼트 견제는 앞으로도 산체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전망이다.
김종국 감독은 “산체스는 싸움닭 같다. 어필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포심 구위가 확 뛰어난 건 아니지만, 스트라이크를 잘 넣는다. 스위퍼를 던지는데, 본인이 조절(컨트롤)을 잘 하는 것 같다. 체인지업, 슬라이더도 감각이 되게 좋다. 스트라이크를 존에 ‘넣었다가 뺐다’를 할 줄 안다.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싸움을 할 줄 아는 선수다. 볼넷도 줄어들 것이다”라고 했다. 1루쪽 투구판을 살짝 터치하는 수준으로 밟고 투구하면서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의 각을 극대화한다. 스위퍼와 함께 최대 주무기다.
산체스는 데뷔전 이후 1군에서 다시 빠졌다. 날짜상 전반기 마지막 3연전 등판이 어차피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선수단과 동행하며 훈련한다. 1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둔 산체스는 훈련 후 홈 유니폼을 입고 구단의 프로필 촬영을 하는 등 바쁜 모습이었다.
[산체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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