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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원삼이랑 비슷한 스타일이다.”
KIA 스마일가이 윤영철(19)이 전반기 등판을 사실상 마쳤다. 본래 11일 광주 삼성전에 나갈 예정이었으나 장맛비로 취소됐다. 윤영철은 12~13일에는 불펜에 임시로 대기했다. 12일 경기서 데뷔 후 처음으로 불펜 등판, 1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하면서 생애 첫 구원승까지 따냈다.
윤영철은 전반기 14경기(선발 13경기)서 4승4패 평균자책점 4.08를 기록했다. 68.1이닝을 던졌고, 퀄리티스타트도 4차례 해냈다. 피안타율 0.258에 WHIP 1.35. 압도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고졸 신인이 전반기 내내 5선발을 부상 없이 맡아준 것만으로 성공적이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구사능력, 종합적인 커맨드, 경기운영능력이 확실히 탈 신인급이다.
특히 어떤 상황서도, 어떤 타자를 만나도 자신의 공을 일정하게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것도 특성이다. 긍정의 에너지를 형들에게, 팬들에게 전파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신인답지 않게 여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올 시즌 초반 윤영철 등판경기를 중계하면서 “전성기 장원삼 같다”라고 했다. 실제 장원삼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KBO리그 최고의 왼손 피네스 피처였다. 전형적으로 커맨드와 경기운영능력으로 먹고 산 투수였다.
KIA 김종국 감독은 12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영철이가 5선발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특별한 부상 없이 이닝도 잘 끌어갔고 방어율도 괜찮았다. 예상보다 훨씬 잘 던졌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했다. 제구력, 경기운영능력은 역시 안정적이다. 스피드 걱정을 했는데 체감 속도라는 게 있다. 디셉션이 좋아서 괜찮았다. 영철이는 후반기에도 5이닝 3실점만 해주면 된다”라고 했다.
디셉션은 윤영철의 또 다른 강점이긴 하다. 그렇다고 구속에 대한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138.1km다. 때문에 타순이 한 바퀴를 돌면 공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그런 경향이 심하긴 했다. 때문에 궁극적으로 구속을 높이기 위한 훈련, 노력은 필요해 보인다.
이순철 위원도 KIA 경기를 중계하면서 윤영철이 손과 글러브가 분리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공의 묵직함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한 적이 있었다. 활 쏘기로 치면 활을 최대한 팽팽하게 뒤로 뺐다가 반동을 활용해 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종국 감독도 외부의 평가를 잘 안다. 웃으며 “영철이가 아마추어 시절에 큰 경기 경험이 많고, 결승 같은 중요한 경기에 많이 던졌다. 그래서 위기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잘 웃는데, 여유가 있어 보인다. 우리에게 안심을 주기도 하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삼이와 비슷한 스타일인 건 맞다. 스피드가 더 올라오면 원삼이와 더 비슷한 유형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윤영철은 12일 경기서 짧은 이닝을 소화했으나 패스트볼 최고 141km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기존의 장점을 포기하면서 무리하게 스피드를 늘릴 이유는 없다. 단, 지금 스피드라면 극강의 커맨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윤영철.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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