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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손흥민(30·토트넘)이 옛 동료 델레 알리(27·에버턴)를 격려했다.
손흥민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알리와 함께 있는 사진을 3장 게시했다. 토트넘에서 팀 동료로 활약하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그 아래 “네가 자랑스러워 알리. 너의 용기 있는 고백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야”라고 적었다.
알리가 어떤 말을 했길래 손흥민이 알리를 격려했을까. 알리는 13일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 출연해 게리 네빌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알리는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어두운 얘기를 덤덤하게 꺼냈다.
알리는 “나의 친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내가 6살 때는 친모의 친구가 나를 성추행했다. 나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정말 힘들게 살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7살 때 처음 담배를 피웠으며 8살 때부터 마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한국 나이로 치면 유치원에 다녀야 하는 연령대다.
정상적인 삶이 아니었다. 알리는 “나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예의가 없었다. 1년 동안 친아버지 아래서 성장했지만 갑자기 아버지가 집을 나갔다. 다시 친어머니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12살에 입양가정에 보내졌다. 양부모님이 잘 챙겨줬지만, 언제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와 같은 가정사 때문에 최근까지도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알리는 “힘든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기 위해 술이나 자극적인 것들에 손을 댔다. 주변에서 도와주겠다고 하는 친구가 많았지만 괜찮은 척 웃어넘겼다. 불면증이 있어서 수면제를 과다복용했다. 신체 리듬도 깨져서 축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들려줬다.
알리는 토트넘 시절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에게도 이와 같은 일을 털어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토트넘에서 제일 친한 친구들인 손흥민,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벤 데이비스에서도 내 문제점을 말할 수 없었다. 물론 이들이 내 문제를 알았으면 진심으로 도와줬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다행히도 지금은 안정화됐다. 알리는 “예전과 비교하면 요즘은 정신적으로 많이 침착해졌다. 한창 잘할 때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재기를 다짐했다.
이와 같은 알리의 개인사가 공개되자 곳곳에서 응원이 쇄도한다. 손흥민을 비롯해 영국 팬들도 알리를 다독이는 분위기다. 이들은 “그렇게까지 힘들게 살아온 줄 몰랐다”, “재능은 분명한 선수니까 다시 전성기 시절 폼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손흥민과 알리.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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