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충격의 7연패와 9위 추락. 직전 21경기서 14승1무6패로 초상승세였던 팀이 하루아침에 본래 자리로 돌아갔다.
키움은 6월11일 수원 KT전을 이기면서 9위서 8위로 올라섰다. 그날부터 7연패 기간 직전이던 6일 고척 NC전까지 무려 14승1무6패로 고공 비행을 했다. 그 결과 5위까지 점프했다. 승패 마진을 -1까지 줄였다.
6월9일 수원 KT전 패배로 승패 매진이 -11까지 벌어졌다. 그랬던 팀이 5할을 눈 앞에 둔 상황에 이르렀으니, 상승세가 엄청났다. 그렇게 터지지 않던 타선이 활화선처럼 폭발하면서 ‘시너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런데 7연패의 시작이던 6일 고척 NC전 내용이 너무 안 좋았다. 7회까지 4-2로 앞선 경기였다. 아리엘 후라도가 7이닝 2실점으로 압도적 투구를 했고, 타선은 테일러 와이드너와 김영규를 적절히 공략하며 스윕을 눈 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8회에 동점, 10회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4-5로 졌다. 원종현과 양현이 나란히 부진했고, 이명종이 결승점을 내줬다. 마무리 임창민이 9회에 나오면서 10회에 쓰긴 어려웠다. 타선이 추가점을 못 낸 탓도 있었다.
이후 거짓말처럼 6경기를 내리 패했다. 물론 주말에 만난 두산의 상승세가 엄청나긴 했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 KT와의 홈 3연전은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5월 말~6월 초에 한창 안 좋던 그 경기력이었다. 문제는 역시 타선이었다. KT와의 3경기서 단 5점에 그쳤다. 6일 잡아야 했던 NC에 연장서 진 뒤, 6경기서 단 9득점했다. 무득점 패배도 두 차례였다.
따지고 보면 몇 년째 계속되는 문제다. 이정후와 김혜성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타선의 난맥상이 또 드러났다. 선발진은 리그 최상위권이다. 에이스 안우진이 전반기 막판 2~3경기서 실점을 좀 많이 하긴 했지만 와르르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불펜이 경기를 망친 적도 있었지만, 타선에 비할 바 못된다.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3.76으로 3위인데 9위다. KBO리그 역사를 볼 때 예외에 가까운 현상이다. 결국 장기레이스는 마운드 싸움이고, 팀 순위는 결국 마운드 순서와 비슷하게 줄을 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키움은 팀 타율이 0.254로 8위, 팀 OPS 0.675로 8위, 팀 득점권타율 0.250으로 7위다.
키움의 2022시즌은 기대이상이었다. 조상우에 박병호까지 빠졌고, 따지고 보면 올 시즌 존재하는 베테랑 대부분 없었다. 그럼에도 정규시즌 3위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프런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승부를 걸었다. 이정후의 굿바이 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면 수년간 다시 우승할 찬스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키움답지 않게 이형종을 4년 20억원, 원종현을 4년 25억원에 각각 FA로 영입했다. 4월 말에는 이원석을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2+1년 10억원 연장계약까지 체결했다. 방출 시장에서도 임창민 등 베테랑을 여럿 데려왔다.
그러나 시너지가 안 난다. 원종현은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다 결국 수술대로 갔다. 4년 계약의 첫 시즌은 물론, 내년까지 실패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형종도 만족스러운 성적과 거리가 있다. 깜짝 활약을 펼치는 임창민 외에 방출생 출신들도 돋보이지 않는다.
운도 없다. 3년 전 아쉬움을 성적으로 풀어낸 에디슨 러셀은 이번엔 손목 부상에 발목 잡혀 1달간 쉬다 결국 또 헤어졌다. 장수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 역시 부상으로 떠났다. 키움은 빠르게 레이더를 가동, 이안 맥키니와 로니 도슨을 영입했다. 이들의 성패는 후반기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이밖에 김휘집, 이원석, 신준우에 쏠쏠한 활약을 펼치던 임지열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팀의 투타사이클이 최악인데 부상자가 줄줄이 나왔다.
대놓고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올해 키움은 대권 드라이브를 걸었다. 물론 매년 성적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은 구성원은 단 1명도 없긴 하다. 하지만, 분명 예년과 다른 시즌이다. 그런데 고질적인 문제는 못 풀고 악재만 겹친다. 1+1이 2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 전반기다.
전통적으로 이 팀은 최악의 상황서 불사조처럼 상승세를 타는 특성이 있긴 했다. 그러나 올해 중위권이 역대급으로 촘촘하다. 키움으로선 각종 ~라면이 다 잘 풀려도 대권으로 갈지 미지수다. 실질적으로 5강 턱걸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홍원기 감독은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사령탑 자격으로 15일 올스타전을 지휘하지만, 마냥 축제를 즐기기 어려울 것 같다. 2008년 창단 후 한 번도 없는 한국시리즈 우승. 영웅들에겐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 가시밭길이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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