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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9000만 달러(약 1145억원)'의 사나이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가 9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전설' 스즈키 이치로를 넘어서면서 다시 한번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를 소환했다.
요시다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원정 맞대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8-3의 대승을 이끌었다.
요시다는 올 시즌에 앞서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엄청난 성적을 남긴 만큼 보스턴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검증도 되지 않은 선수에게 너무 많은 돈을 투자했다며 '오버페이'를 주장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요시다는 결코 오버페이가 아니었다. 요시다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으나 4월 하순부터 조금씩 타율을 끌어 올리기 시작하더니 16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지난 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 맞대결을 시작으로 7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보스턴의 레전드를 소환하는 등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쳤다.
올스타 휴식을 취한 뒤에도 요시다의 타격감은 여전했다. 요시다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는 컵스 선발 카일 헨드릭스의 체인지업을 공략했으나 2루수 땅볼, 3회 무사 2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좀처럼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그리고 5회 세 번째 타석 또한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요시다의 감은 경기 후반부터 타오르기 시작했다. 요시다는 5-3으로 앞선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마크 라이터 주니어와 맞붙었고, 5구째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형성되는 스플리터를 공략해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후속타자 저스틴 터너의 시즌 14호 홈런에 홈을 밟았다.
홈에서 경기를 치렀다면, 1안타로 경기를 마치는 그림이지만, 원정 경기였던 만큼 9회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요시다는 하비에르 아사드와 7구 승부 끝에 93.2마일(약 150km) 바깥쪽 싱커를 결대로 밀어 쳐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8경기 연속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요시다의 8경기 연속 멀티히트는 보스턴의 '좌타자' 기준으로 1940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무려 83년 만이었다. 그리고 이 기록으로 요시다는 '전설' 스즈키 이치로가 보유하고 있던 7경기 연속 안타를 뛰어넘고 일본인 선수 최다 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일본 '스포츠 호치'에 의하면 요시다는 경기가 끝난 뒤 '이치로를 넘어섰다'는 말에 "이런 기록 밖에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린 장면에 대해 "3B-2S가 됐을 때 오늘 주심이 바깥쪽으로 존이 넓다고 생각했고, 존을 넓힌 덕분에 코스대로 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이어 요시다는 이치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치로와 친분을 묻자 "인사 정도 하는 사이"라며 "신인 시절 합동 자체 트레이닝에서 만나 관심을 받고 있었던 것 같다. 모두와 마찬가지로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는 누구나 아는 선수고, 시대와 일본을 대표하고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의식하고 있었을까. 요시다는 "항상 치고 싶다. 하지만 기록은 크게 상관이 없다. 물론 머릿속에는 있지만, 기록은 언젠간 끊어지기 마련이다. 기록에는 집착하지 않는"며 "초반 두 타석에서 범타를 기록한 것에 머릿속에 있었고, 마지막 타석은 다음날로 이어지는 타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 다시 좋은 경기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직접적인 맞대결은 아니었지만, 컵스의 경우 4번 타자로 스즈키 세이야가 출전했다. 요시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함께 뛰지는 못했지만, 메이저리그의 같은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다는 것에서 감회가 새로웠다"며 "일본에서부터 덩치는 컸는데, 잘 훈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요시다는 "올스타 휴식으로 재충전이 됐다. 어제(14일) 펜웨이파크에서 출발하기 전 스트레칭과 훈련은 했지만, 제대로 쉴 수 있었다"며 "팀이 연승을 통해 상위 팀과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어떻게든 기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요시다 마사타카, 테드 윌리엄스, 스즈키 이치로, 시카고 컵스 스즈키 세이야.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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