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2022시즌 일본 한신 타이거스 소속으로 출장한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을 총액 35만 달러(연봉 25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올 시즌 내내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해 DJ 피터스의 대체 선수로 롯데와 연이 닿은 잭 렉스는 올해 만성 무릎 통증으로 인해 수비와 주루 등에서 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가장 문제는 시즌을 치르면서는 무릎 상태가 더 이상 호전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 결과 올스타 브레이크가 시작되기 직전 니코 구드럼을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롯데의 고민은 렉스뿐만이 아니었다. 투수진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털보 에이스'로 불려오던 댄 스트레일리와 '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었던 까닭이다.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시범경기에서부터 부진했고, 이는 정규시즌으로도 이어졌다. 이들은 4월 내내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기록하지 못했다.
부진이 거듭되던 중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5월.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모두 5월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은 6월부터 '퐁당퐁당'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왔고, 시간이 흘러도 개선될 가능성을 보이지 못했다. 롯데는 렉스의 대체 선수를 물색함과 동시에 투수 쪽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을 찾아 나섰고, 18일 결단을 내렸다.
롯데가 결별을 택한 선수는 스트레일리였다. 기복만 놓고 보면 스트레일리보다는 반즈가 더 심한 편이지만,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에이스'라는 칭호에 걸맞은 모습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스트레일리는 5이닝도 버거워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고, 매년 구속과 구위가 하락, 반즈가 롯데에서는 귀한 좌완이라는 점 등이 고려된 판단이었다.
롯데가 새롭게 영입한 애런 윌커슨은 어떠한 선수일까. 윌커슨은 지난 201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본격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4경기(3선발)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88,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58경기(133선발)에 출전해 58승 31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윌커슨의 장점으로는 아시아 야구도 경험했다는 점. 윌커슨은 지난해 한신에서 14경기에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4.08의 성적을 남겼다. 롯데가 윌커슨을 영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패스트볼 움직임이 뛰어나며, 변화구의 제구력이 강점"이라며 "일본 프로 리그의 경험을 통해 얻은 아시아 야구 적응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일본에서 '가능성'을 내비쳤던 윌커슨이다. 2022시즌에 앞서 한신과 1년 65만 달러(약 8억원)의 계약을 맺은 윌커슨은 4월 중순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고, 4월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그리고 5월에는 4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1.04의 우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센트럴리그 '월간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문제는 이후였다. 윌커슨은 6월 4번의 등판에서 1패 평균자책점 9.19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7월에는 2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38로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조금씩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결국 시즌이 끝난 뒤 한신과 결별하게 됐다.
일본 현지 팬들에게 윌커슨의 이미지는 그리 나쁘지 않았던 모양새다. 한 팬은 "월간 MVP를 받았던 5월뿐인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언급, 또 다른 팬들은 "윌커슨은 여름이 오기 전 지쳤는지 제구가 좋지 않았지만, 나쁘지 않았다", "타선이 한 바퀴를 돌기 전까지는 좋았었다. 한국이라면 알칸타라 처럼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동안의 인상과 응원을 보냈다.
윌커슨은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14경기(6선발)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6.51로 썩 좋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롯데는 구드럼에게는 40만 달러를 보장해 줬지만, 윌커슨에게는 옵션으로 10만 달러를 걸어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도 방출되고, 미국에서도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윌커슨이 한국에서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10만 달러 옵션을 위해서라도 올 시즌 짧은 기간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 찰리 반즈, 댄 스트레일리,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의 애런 윌커슨.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 DB,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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