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키움 김혜성은 이제 팀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중앙내야수로 성장했다. 2017년 데뷔 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전반기 85경기서 339타수 110안타 타율 0.324 5홈런 35타점 64득점 20도루 장타율 0.442 출루율 0.381 OPS 0.823.
최다안타 1위, 득점 공동 1위, 도루 2위, 3루타 2위, 타격 5위, 2루타 6위. 도루의 경우 신민재(LG, 21도루)에게 1개 뒤진 걸 감안하면, 김혜성은 올해 계량 부문에서 최다 3관왕을 노릴 수 있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도 가능하다. 2루수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간다.
김혜성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가진 인터뷰서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메이저리그를 노리겠나”라고 했다. 이미 당시에도 김혜성은 잠재적인 메이저리그 도전 후보군에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김혜성은 “정후처럼 타격 5관왕 같은 걸 해보지 못했다. 도루왕 말고는 제대로 해본 게 없다”라고 했다. 실제 2021년 도루왕이 김혜성의 유일한 개인타이틀이다. 도루왕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방망이로 일궈낸 타이틀 홀더가 하나 정도 있어야 KBO리그에서 최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김혜성의 생각이었다.
놀랍게도 김혜성은 자신의 말을 현실로 이뤄내려고 한다. 후반기 타격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면 3관왕을 노릴 만하다. 물론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득점만 해도 당장 최정과 공동 1위다. 홈런을 많이 치는 최정은 언제든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타자다. 도루도 올해 신민재(LG, 21도루)의 기세가 상당히 매섭다.
최다안타는 팀 동료이자 절친 이정후(키움, 101안타)에게 9개 차로 넉넉하게 앞장선다. 그러나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몰아치기를 가장 잘 하는 타자라는 점, 공동 3위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손아섭(NC), 홍창기(LG, 이상 100안타)도 만만한 타자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심은 이르다.
결정적으로 김혜성은 올 가을에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간다. 올해 KBO리그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중단되지 않는다. 김혜성으로선 개인 누적기록을 손해볼 수밖에 없다. FA 일수는 보장 받지만, 개인기록은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김혜성이 개인타이틀을 위해 야구를 하는 선수는 아니다. 설령 타이틀을 하나도 못 따내고 올 시즌을 마쳐도 후반기에 아주 부진하지만 않다면 그가 KBO리그 톱 2루수이자 최고 수준의 중앙내야수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공수주의 안정감, 폭발력에서 김혜성을 넘어설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키움은 전반기 막판 9위로 추락했다. 7연패로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김혜성과 이정후에게 극도로 의존하던 타선의 약점은 하루아침에 고치기 어렵다. 결국 김혜성의 방망이와 다리를 또 쳐다볼 것이고, 김혜성은 또 해내야 한다. 이정후가 내년에 메이저리그로 떠나면 김혜성은 더 외로워질 수도 있다. 숙명이라고 하기엔 슬픈 현실이지만, 김혜성이 그마저도 극복하면 가치는 더 올라갈 전망이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