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수빈이 계속 투수하고 싶다고~”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 15일 올스타전에 드림올스타 코치 자격으로 참가했다. 사실 올스타전 감독과 코치는 할 일이 별로 없다. 경기 전에 마운드 운용계획과 타순, 백업 멤버 투입 시점 정도만 정해놓으면 된다. 경기가 시작하면 박수 치며 보기만 하면 된다. 1년 중 승패에 대한 걱정 없는 유일한 경기다.
이승엽 감독은 19일 두산 유튜브 채널 베어스TV에 출연, 지도자로 처음 치러본 올스타전을 두고 “편안했다. 김원형 감독도 계시니까”라고 했다. 그러나 두산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두고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진짜 재미없었습니다”라고 했다.
두산은 올스타전에 베테랑 포수 양의지, 외야수 정수빈, 내야수 이유찬, 투수 홍건희가 각각 참가했다. 워낙 화려한 퍼포먼스가 많기도 했고, 상대적으로 두산 선수들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단, 엄청난 퍼포먼스가 벌어질 수도 있었는데 이승엽 감독이 말렸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정수빈의 ‘정타니’ 변신이다. 이승엽 감독은 “정수빈이 계속 투수를 하고 싶다고 해서, 자기 잘 던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으며 “안 된다고 했다. 충분히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사실 막았다”라고 했다.
올스타전서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의 이도류가 큰 화제를 모았다. 투수로 나가지 못했으나 외야수와 타자로 잇따라 출전해 호수비와 적시타를 뽑아냈다. 정수빈이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면 드림올스타에서만 두 명의 투타겸업 선수가 나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팬 서비스에 진심인 이승엽 감독도 이건 말렸다. “본인은 마운드에 올라가서 부상이 없다고 100% 확신할 수 있다. 괜찮다고 하지만, 행여나. 정수빈은 우리 팀의 가장 좋은 1번 타자인데, 이건 큰일 날 일이다. 어쩔 수 없이 막았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야수가 갑자기 투수로 경기에 나서면 안 쓰던 근육도 쓰게 돼서 부상의 위험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정수빈이 전반기 막판 리드오프로 꾸준히 나가며 타격감이 좋기도 했다. 전반기 마지막 10경기 타율 0.341 4타점 8득점 3도루.
그러나 이 감독은 다시 한번 선수들의 올스타전 팬 서비스를 강조해 두산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내년에는 독려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심지어 “더 한 걸(?) 독려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정수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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