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64승 대투수가 매일 못 나간다.
KIA의 후반기 행보에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외국인투수 듀오다. 돌아온 토마스 파노니와 새롭게 가세한 마리오 산체스의 경기력이 곧 KIA의 순위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두 투수는 전반기에 한 차례씩 등판해 경쟁력을 점검했다.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파노니는 12일 광주 삼성전서 4이닝 4피안타 2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80구 투구수 제한이 걸린 등판이었다. 산체스는 그에 앞선 9일 수원 KT전서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종국 감독은 “파노니와 산체스가 양현종과 1~3선발을 맡아줘야 한다. 외국인투수들에겐 최소 6이닝 투구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KIA가 전반기 중반에 급격히 흔들린 원인이 선발진의 이닝소화능력 감소였다. 그로 인해 경기 흐름이 불안정해지고,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 팀 타격 페이스의 저하와 맞물려 경기력이 뚝 떨어졌다.
KIA가 전반기 막판 6연승도 하고, 경기력이 올라온 건 표면적으로 타자들의 분전 덕분이었다. 6월에 주축들의 방망이가 너무 안 맞기도 했고, 최원준, 김도영, 김태군, 돌아온 김선빈 등의 시너지가 난 측면도 있었다. KIA 완전체 타선 위력은 양현종도 올스타전 사인회서 인정했고, 또 기대하기도 했다.
다만, 타격은 역시 사이클이 있다. 리그 1위 LG 강타선도 전반기 내내 좋은 건 아니었다. KIA 타선 역시 후반기에 위기가 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집단 슬럼프를 피하더라도, 생산력이 일부분 떨어지면 결국 투수력과 수비력으로 버텨야 한다.
그래서 새롭게 가세한 파노니와 산체스의 성적이 KIA 선발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5선발 이의리와 윤영철에게 당장 뭔가 큰 걸 요구하긴 어렵다. 양현종은 선발진 최고 상수다. 파노니와 산체스가 경기흐름을 만들어주면 KIA가 최소한 연패를 피할 수 있다.
파노니는 전형적인 왼손 피네스 피처다. 그런데 작년과 매커닉이 살짝 다르다. 반 박자 늦게 투구하는 동작에서 가볍게 자유발을 내딛는 동작으로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주자가 없을 때부터 자유발을 높게 들고 투구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제구와 주자 견제를 두루 신경 썼다는 게 본인의 얘기였다.
산체스는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오른발로 투수판을 거의 밟지 않을 듯 밟으며 던지는 게 특징이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와 스위퍼의 위력이 상당했다. 페이크 견제, 이른바 스쿼트 견제 역시 놀라움을 줬다. 견제구를 던지지 않더라도 주자가 1루에 있으면 순간적으로 자세를 낮추고 1루를 쳐다보며 주자에게 큰 위협(?)이 됐다. 역시 공이 아주 빠른 건 아니지만, 자신만의 무기가 확고하다.
164승을 자랑하는 대투수 양현종이 후반기 전 경기에 나갈 수는 없다. 후반기야 말로 외국인투수들이 제대로 힘을 보태야 한다. 전반기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에게 기대가 크기도 했지만, 2~3선발이라고 하기에 생산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었다.
[파노니(위), 산체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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