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날은 좋았지만, 독이 되지 않았을까…”
두산 이승엽 감독에게 가장 의미 승리는 역시 롯데와의 4월1일 잠실 개막전이었다. 코치 경험 없는 사령탑의 데뷔전이었다. 첫 승이 드라마틱 했다. 9-9 동점이던 연장 11회초에 1점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11회말 무사 1,3루 찬스서 끝내기 우중월 스리런포가 나왔다.
주인공은 외국인좌타자 호세 로하스(30). 이승엽 감독도 로하스에게도 KBO리그 데뷔전이었으니, 그 짜릿한 한 방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승엽 감독은 지난 19일 구단 유튜브 채널 베어스TV를 통해 전반기를 돌아보면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지도자 첫 승을 기록한 개막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이승엽 감독에게 그 순간은 조금 다르게 기억돼 있다. 팀 전력에 굉장히 중요한 외국인타자가 전반기에 거의 안 보였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베어스TV에 “외국인선수가 팀에 굉장히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개막전 끝내기 타구가 그날은 좋았지만 독이 되지 않았을까. 그 뒤로 스윙이 커지지 않았나”라고 했다.
실제 로하스는 전반기 65경기서 203타수 45안타 타율 0.222 10홈런 33타점 23득점 출루율 0.321 장타율 0.474 OPS 0.745다. 특히 4월 23경기서 타율 0.176 4홈런 11타점 9득점, 5월 타율 0.242 5홈런 13타점 득점, 6월 타율 0.194 1홈런 3타점 2득점.
실전을 거듭하면서 점점 생산력이 떨어졌고, 결국 6월10일 KIA전을 끝으로 22일 SSG서 돌아오기까지 2군에서 재조정을 해야 했다. 이 감독은 “개막전 이후 스윙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 나쁜 볼에 손이 많이 나가고, 변화구에 당하고. 어떻게 해야 로하스가 원래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우선 마음의 안정을 찾고 타격감을 찾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외국인선수지만 그렇게 퓨처스로 내리는 결정을 했다”라고 했다.
2군에서 돌아온 뒤에는 이영수 타격코치가 로하스의 전담 코치로 붙었다. 효과는 분명히 본 듯하다. 이 감독은 “로하스가 이영수 코치와 준비하고 연습하면서 좋아진 것 같다. 그때부터 팀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로하스가 잘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시한 셈이다. 이 감독 본인도 일본프로야구에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외국인타자로 살아본 경험이 있다. 이런 디테일한 대응책은 이 감독이 아니면 하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
로하스는 돌아온 뒤 조금씩 기운을 차린다. 7월에는 9경기서 27타수 9안타 타율 0.333으로 확실히 괜찮은 흐름이다. 그래도 아직 표본이 많지 않다. 결국 후반기에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두산으로선 로하스와 김재환이 후반기에 확실히 살아나느냐 마느냐에 따라 올 시즌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하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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