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닮은 듯 다르다.
올해 KBO리그에는 두 명의 산체스가 있다. 5월에 입단한 한화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와 7월에 입단한 KIA 우완 마리오 산체스. 두 사람은 이름도 같은데 대체 외국인투수로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한화 산체스는 등판하는 경기마다 본인도 팀도 무패행진을 벌이다 8일 대전 SSG전서 처음으로 패전을 맛봤다. KIA 산체스는 데뷔전서 스쿼트 견제와 이중키킹, 극단적 1루 투구판 밟기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두 사람은 나이만 29세(KIA 산체스), 26세(한화 산체스)로 다를 뿐, 똑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한화 산체스는 10경기서 5승1패 평균자책점 2.61, KIA 산체스는 1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42. 그리고 21일 후반기 첫 경기에 나란히 등판한다.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듯하지만, 사실 많이 다르다. 투구 매커닉과 스타일을 보면 그렇다. KIA 산체스는 우완 피네스 피처다. 극단적으로 1루로 투구판을 밟는 건 우타자 상대 바깥쪽 슬라이더와 스위퍼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페이크 견제를 순간적으로 하체를 확 숙인 체 실시한다. 시선까지 1루로 돌린다. 그리고 이중키킹을 하는데, 타이밍이 불규칙하다. 4일 KT와의 데뷔전서 심판진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후 그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하지 않을 때 내용과 결과에 대해선 솔직히 신경 쓰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화 산체스는 좌완인데 150km를 찍는 파워피처에 가깝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8.5km. 포심과 슬라이더 위주에 체인지업과 커브도 섞는다. KIA 산체스가 지능적인 투구를 한다면, 한화 산체스는 전형적으로 시원시원한 피칭을 한다.
한화 산체스에게서 돋보이는 건 과감한 몸쪽 승부다. 우타자 상대 대각선 승부는 물론, 좌투수 상대로도 몸쪽으로 넣을 정도로 커맨드가 좋다. 이닝 소화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압도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투수. 산체스의 가세로 한화 선발진의 실제적 위력이 커졌다.
두 산체스가 맞붙는 역사적 순간이 다가올까. 두 팀은 4~6일, 25~27일에 광주에서 3연전을 갖는다. 두 사람이 KBO리그 특유의 닷새 쉬고 엿새만에 나서는 선발로테이션을 충실히 소화하면 맞대결할 일은 없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당장 22일부터 전국에 다시 장맛비가 시작된다는 예보가 있다. 장맛비로 경기가 잇따라 취소되면 각 구단의 선발로테이션은 헝클어지게 돼 있다. 심지어 8월부터는 주말경기 우천취소 시 월요일 경기까지 성사된다. 그럴 경우 두 산체스는 극적으로 다음달 6경기 중 최소 한 차례 정도 맞대결 성사 가능성도 있다. 흔하지 않은 동명이인 외국인투수가 일단 같은 날에 출발한다.
[KIA 산체스와 한화 산체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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