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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시애틀 매리너스 '특급유망주' 제라드 켈닉이 왼발 골절로 장기간 이탈한다. 한순간의 분노를 컨트롤하지 못한 것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시애틀 매리너스 제라드 켈닉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 맞대결에서 4타수 1안타 1득점 2삼진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왼발 골절상을 당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켈닉은 시애틀이 3-6으로 뒤진 9회 무사 1, 2루 찬스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서 미네소타 요한 듀란과 맞대결을 펼쳤다. 켈닉은 초구 볼을 걸러낸 후 듀란의 103~104마일(약 165.8~167.4km)의 엄청난 패스트볼을 커트하는 등 9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결과 삼진을 당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왼발 골절은 삼진을 기록한 이후였다. 분노한 켈닉은 듀란에게 삼진으로 고개를 숙이고 돌아간 뒤 더그아웃에 음료가 담긴 물통을 발로 걷어찼다. 전반기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물통을 걷어찬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하성과 켈닉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부상의 여부였다.
김하성도 물통을 걷어 찬 당시 부상으로 이어지는 듯했으나, X-레이 검사 결과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하루 결장한 뒤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켈닉의 경우 뼈가 골절됐다. 물통을 찬 후 왼발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켈닉은 X-레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왼발 골절을 당했다는 소견을 받았다.
켈닉은 일단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등록됐지만, 골절상을 당한 만큼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스캇 서비스 감독은 21일 경기에 앞서 "어젯밤 찍은 X-레이 결과 왼쪽 다리뼈가 부러졌다"며 "복귀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장기적으로 결장하게 될 것"이라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분명 잘못된 방법의 분노 표출이었지만, 서비스 감독은 '특급유망주'를 감쌌다. 사령탑은 "켈닉은 자신이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일로 팀이나 동료들 등 많은 사람에게 폐가 되는 것을 이해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매우 엄격한 방법을 통한 인생의 공부다. 다른 선수들도 켈닉의 사례로 배웠으면 좋겠다. 프로 선수는 자신의 감정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발 골절상을 당한 켈닉도 21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켈닉은 자신이 한 행동에 크게 후회하는 듯 인터뷰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는 것이 '스포츠 호치'의 설명. 매체는 "기자들 앞에서 켈닉은 시종일관 울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켈닉은 "내가 실수를 했다. 이기고 싶은 마음과 경쟁심이 강해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 팀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이 책임은 모두 내게 있다.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흐느꼈다. '스포츠 호치'는 "켈닉이 쉴 새 없이 말하다가 더 이상은 말을 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켈닉은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뉴욕 메츠의 지명을 받은 '특급유망주'. 트레이드를 통해 시애틀로 건너온 켈닉은 2021년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켈닉은 데뷔 첫해 93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181로 허덕였고, 작년에도 54경기에서 타율 0.141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90경기에서 82안타 11홈런 45타점 43득점 12도루 타율 0.252 OPS 0.759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 중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게 됐다.
[시애틀 매리너스 제라드 켈닉,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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