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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200타석까지는 봐야 한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새 외국인타자 닉 윌리엄스가 6월 말 창원에 합류하자 스윙 매커닉을 보더니 “테임즈 같다”라고 했다. 그렇게 한화 팬들은 윌리엄스가 ‘대전 테임즈’가 돼 주길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11경기서 47타수 8안타 타율 0.170 1홈런 4타점 4득점 OPS 0.486.
아직은 적응기간이다. 현재 한화 코칭스태프는 윌리엄스를 조용히 지켜본다. 자신의 타격관, 스타일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당연하다. 자신의 매커닉과 타격관이 그대로 KBO리그에서 통하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최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원호 감독은 윌리엄스를 지켜보겠다면서도 코칭스태프의 개입 가능성도 드러냈다. 21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이번 3연전은 지켜보려고 하는데, 잘 안 되면 타격 파트에서 강하게 푸쉬해야죠. 지금 하려는 타격이 앞쪽으로 중심을 못 가져가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윌리엄스가 중심이동 폭이 적으면서, 제자리에서 타격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다리를 많이 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중요한 건 히팅포인트와 타이밍이다. 최 감독은 “앞다리에 체중이 실리는 타격은 아니다. 뒤로 확 처진다. 여기서 더 못 치면 우리 타격 파트 얘기도 들어줘야 한다”라고 했다.
고작 48타석을 소화한 외국인타자다. 아직은 인내가 필요하다. 한화 역시 그렇다. 최 감독은 “외국인타자는 200타석 정도는 봐야 한다”라고 했다. 한편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해서 잘 안 되면 개선방안을 같이 찾아봐야 한다”라고 했다.
윌리엄스는 후반기 첫 경기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1안타도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NC 에이스 에릭 페디의 체인지업을 툭 건드렸는데, 전형적으로 코스가 좋아서 나온 안타였다. 단, 이런 안타가 오히려 윌리엄스의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투수이기도 하다.
타격은 인내와 수정이 필요하겠지만, 이날 윌리엄스의 주루는 인상적이었다. 7회 적시타 이후 정은원의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에 홈까지 파고 들었다. 2사라서 스타트가 빨랐던 건 맞다. 그러나 윌리엄스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기 전에 이미 NC 포수 박세혁이 태그할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여기서 윌리엄스의 재치가 돋보였다. 순간적으로 손을 바꿔서 박세혁의 태그를 피해 절묘하게 홈플레이트를 쓸었다. 몸 자체가 360도로 한 바퀴 돌았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센스 있는 슬라이딩이었다. 왼손을 순간적으로 뒤로 빼고 오른손으로 들어왔다. 그냥 들어왔다면 아웃됐을 것이다. 사실 순간적으로 손을 바꾸면 부상 위험이 있어서 코치들이 하지 말라고 한다”라고 했다. 윤성호 캐스터는 "홈플레이트를 잠금 해제했다"라고 했다.
한화를 위해 1득점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윌리엄스의 진심이었다. 한화는 인내하고, 또 벤치 개입 가능성도 열렸다.
[윌리엄스.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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