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지민이 끝판왕이 아니다.
KIA 왼손 불펜의 양은 풍족하지만, 실제 제 몫을 하는 투수는 최지민과 이준영 정도다. 잠수함 김대유와 곽도규는 1군에서 자리잡지 못했다. 김기훈과 김유신은 1군에 있지만, 중요한 시점에 중용될 정도의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알고 보면 최지민 이상의 알짜배기가 이준영이다. 작년에 이어 KIA 필승계투조의 소금 같은 존재다. 38경기서 1승7홀드 평균자책점 1.17. 피안타율 0.207에 WHIP 1.43. 75경기서 1승1패1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2.91이었던 작년보다 낫다. 올 시즌 피홈런은 없다. 피장타는 2루타 두 방이 전부다.
작년엔 46.2이닝을 소화했지만, 올 시즌에는 왼손 불펜이 풍족해지면서 시즌 반환점을 넘었으나 23이닝만 소화한 상태다. 아무래도 1이닝용이 아닌 왼손타자 원 포인트 릴리프에 가깝다. 최지민보다 이닝은 적지만, 내용은 더 낫다.
이준영은 올 시즌 30경기 이상 등판한 모든 불펜 투수 중 이닝은 가장 적어도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43경기의 함덕주(LG)가 43.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45, 38경기의 서진용(SSG)이 38.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41, 역시 38경기의 최지민이 42.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90, 34경기의 임창민(키움)이 31.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72, 33경기의 류진욱(NC)이 32.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67, 31경기의 김재윤(KT)이 35.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51이다.
이준영은 예나 지금이나 슬라이더 외길인생이다. 주로 왼손타자만 상대하니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 하나만 잘 던져도 먹고 살 수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 141.4km에 슬라이더 평균 131.7km다. 두 구종의 구속 차로도 타이밍을 뺏는다. 왼손타자 바깥쪽 패스트볼의 커맨드도 우수한 편이다.
슬라이더 구사율이 69.8%로 30%의 포심보다 훨씬 높다. 작년보다 구사율이 더 높아졌으나 워낙 커맨드가 좋다. 스트라이크 존 외곽으로 터무니없이 벗어나는 공이 거의 없다. 높지 않고 낮게 깔려 들어간다. 타자들로선 ‘안 치면 볼’이라는 인식을 갖기 어렵고, 배트가 따라 나가면 범타 혹은 헛스윙 확률이 높다.
이준영이 왼손타자 원 포인트 릴리프에 만족하지 않으려면 구종 개발은 필요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하다. 왼손 불펜이 많기 때문에 굳이 많은 타자를 상대할 이유도 없다. 이닝 수는 적지만 효율성, 중량감은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흐름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투구자세에서 양 어깨의 높이를 수평으로 맞추면서 제구를 잡은 게 결정적이다. 팔 스윙을 교정하는 효과가 있었다. 올해 연봉이 1억4000만원으로 올랐고, 이미 충분히 연봉 값을 했다. 남은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내년 연봉은 더욱 오르게 돼 있다.
[이준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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