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마침내 최원준(KIA, 26)이 깨어났다.
최원준은 상무에서 전역한 뒤 좀처럼 타격감을 올리지 못했다. 21일 두산과의 후반기 개막전까지 24경기서 타율 0.242 5타점 12득점 3도루 OPS 0.567에 그쳤다. 자신보다 늦게 돌아온 나성범과 김도영이 맹활약한 모습과 대조됐다. KIA 타선이 완전체를 이룬 뒤 물 셀 틈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최원준도 부담을 덜어내긴 했다.
그러나 통산타율 0.285에 2022시즌 타율 0.326까지 찍은 타자로서 2할대 초~중반의 애버리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김종국 감독은 이우성~소크라테스 브리토~나성범이 외야를 지키자 최원준을 1루로 이동하면서 충분히 기회를 부여했다.
후반기 들어 변우혁이 아킬레스건 염증을 딛고 1군에 돌아왔다. 최원준의 부진이 좀 더 길어지면, 변우혁이 1루를 맡으면서 최원준에게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단, KIA로선 라인업울 운용할 때 박찬호~최원준~김도영의 9~1~2번이 팀 공격력에 미치는 효과가 워낙 특별해 리드오프 최원준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장기적으로도 KIA 리드오프는 최원준이 꾸준히 맡는 게 이상적이다. 김도영은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1번보다는 2번이 좀 더 어울린다는 게 김종국 감독 판단이다. 박찬호는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다. 최원준이 어떻게든 리드오프로 뛰며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어쨌든 최원준은 위기서 반격의 두 방을 터트렸다. 1회 3루타와 선제득점에 3회 결정적 투런포까지. 장타보다 애버리지에 특화된 교타자다. 장거리타자는 아니다. 그러나 장타 두 방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1회 신민혁의 체인지업이 살짝 밋밋하게 들어오자 우중월 3루타로 연결했고, 3회에는 패스트볼을 힘 있게 잡아당겨 우월 투런포를 뽑아냈다.
최원준은 개인성적에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게 나성범의 얘기다. 김도영에게 상체 웨이트트레이닝을 전파해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최원준에게도 전수해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렇게 최원준이 ‘나스쿨 2호 수강생’이 되는 듯했지만, 나성범은 이내 뜻을 굽혔다. 포기까지는 아니고, 당장 최원준이 스트레스를 받는 듯하니 운동 제안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결국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이다. KIA는 25일 NC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충격적으로 내줬다. 믿었던 최지민과 이준영의 난조가 치명적이었다. 김도영도 발목을 다쳤다. 그래도 최원준의 부활 기미는 수확이었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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