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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제는 단순히 수비만 잘하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아니다. 방망이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타격감이 뜨겁다. 마치 KBO리그 히어로즈 시절을 연상케 만든다.
김하성은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홈 맞대결에 2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0.270의 타율은 0.272까지 상승했다.
김하성은 전날(25일) 피츠버그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김하성은 팀의 패배를 막아내지는 못했으나,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더니 5회 다시 한번 담장을 넘기는 등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이 흐름은 26일 경기로 이어졌다.
경기 초반의 흐름은 썩 좋지 않았다. 김하성은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피츠버그 선발 리치 힐과 맞대결을 펼쳤고, 3구째 84.1마일(약 135.3km) 몸쪽 높은 커터를 공략했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2-1로 역전에 성공한 2회말 2사 2, 3루 득점권 찬스의 두 번째 타석에서는 힐의 싱커를 받아쳐 잘맞은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이번에는 좌익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타격감이 절정에 달해 있는 김하성의 침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김하성은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힐의 3구째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바깥쪽 커브에 기가 막힌 배트 컨트롤을 선보이며 중견수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김하성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안타에 2루 베이스를 밟았고, 더블스틸을 통해 3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시즌 19호 도루. 메이저리그 데뷔 첫 20도루에 1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하성의 안타와 도루에도 불구하고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피츠버그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힐을 내리고 예리 데 로스 산토스를 투입했고,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가 삼진으로 침묵, 루이스 캄푸사노 또한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는 못했다.
김하성은 7회말에도 다시 한번 안타를 추가했다. 5회 타석과 마찬가지로 신들린 배트 컨트롤을 선보였다. 김하성은 예리 데 로스 산토스의 빠른볼을 계속해서 커트하며 5구까지 가는 승부를 만들었고 85.7마일(약 137.9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흐르자 이번에는 엉덩이를 뒤로 빼며 배트를 가져다댔고, 유격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좌중간에 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속 플레이는 조금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김하성은 후안 소토 타석에서 시즌 20호 도루를 위해 스타트를 끊었다. 이때 피츠버그 포수 오스틴 헤지스의 송구가 완전히 빗나갔는데, 알리카 윌리엄스가 송구를 받아낸 뒤 공중에 떠 있던 김하성의 다리를 절묘하게 태그하면서 아웃으로 연결됐고,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경기를 마쳤다.
'플래툰' 시스템에 완전히 갇혀 있는 최지만은 두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지만은 지난 20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 22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괴물'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좋은 기세를 이어갔으나, 23일부터 전날(25일)까지 세 경기 연속 결장했다.
26일에도 마찬가지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던 최지만은 7회초 리오버 페게로의 타석에서 대타로 들어섰으나, 샌디에이고 스티븐 윌슨과 6구 승부 끝에 스위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다시 대수비와 교체되면서 오랜만에 나선 경기에서 별 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피츠버그를 격파하며 전날(25일)의 아쉬움을 완벽히 해소했다. 선취점은 피츠버그의 몫. 피츠버그는 2회 선두타자 카를로스 산타나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물꼬를 튼 후 헨리 데이비스가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피츠버그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2회말 매니 마차도가 동점 솔로포를 작렬시키며 균형을 맞추더니 보가츠의 안타와 도루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개리 산체스가 역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후 양 팀은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을 보였으나, 7회말 김하성이 도루 실패를 기록한 뒤 소토가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5-1까지 간격을 벌렸다.
이후 두 명이 퇴장을 당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소토의 홈런 이후 피츠버그 앙헬 페르도모가 마차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는데, 순간 분위기가 묘해졌다. 마차도는 고의성이 있다는 듯 페르도모를 노려보며 1루로 향했고, 심판들은 합의 판정 끝에 페르도모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이에 데릭 셸튼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했으나, 셸튼 감독도 퇴장을 당했다.
샌디에이고는 8회말 공격에서 산체스가 승기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터뜨렸고, 9회초 수비를 실점 없이 마무리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김하성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피츠버그 파이리츠 최지만,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매니 마차도.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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