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끝까지 플레이하지 않은 우리 잘못이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서 2-7로 아쉬움을 남기며, 7월 첫 패배를 기록했다.
두산은 지난 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26일 잠실 롯데전까지 파죽의 연승 행진을 달렸다. 두산은 도저히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했고, 이승엽 감독 또한 KBO 역대 감독 부임 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에 오르며, 제리 로이스터 前 롯데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전날(26일) 패배로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끝 맛이 깔끔하지는 못했다. 바로 '오심' 때문이었다. 두산은 2-7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조수행이 롯데 한현희와 무려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130km 변화구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조수행은 헛스윙을 했지만, 이 공을 롯데 포수 유강남이 뒤로 빠뜨린 것을 보고 1루를 향해 뛰려는 행동을 취했다. 이때 주심이 '파울'을 선언한 것.
심판진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는데, 느린 그림을 통해 본 결과 조수행의 방망이에 한현희가 던진 공이 닿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조수행이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통해 1루로 전력 질주를 했다면, 마지막 찬스를 잡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심판의 '파울' 콜을 듣고 조수행이 멈춰섰고, 비디오 판독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게 됐다.
비디오 판독이 끝난 후 심판이 조수행에 대한 삼진을 선언하자 이승엽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심판이 파울 콜을 하지 않았다면, 조수행이 출루에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의 결과를 이겨낼 수 없었고, 한참 동안 심판과 대화를 나눈 이승엽 감독은 아쉬움을 삼긴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이 있듯 이승엽 감독과 두산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 감독은 27일 경기에 앞서 "헛스윙의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해서는 수긍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봤을 때는 (조)수행이가 뛰려고 했는데, 심판이 파울을 선언해서 멈칫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 확인을 하기 위해 나갔다"고 비디오 판독 이후 그라운드에 나와 심판에게 항의를 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아쉬움이 큰 상황이었지만, 이승엽 감독은 오히려 끝까지 플레이를 하지 않았던 것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가 잘못 한 것이다. 심판이 (파울) 콜을 하더라도 플레이는 끝까지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심판과 (조)수행이가 워낙 가까웠고, 파울 콜을 듣다 보니 뛰지 않았던 것 같다"며 "반대로 유강남은 파울을 선언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의 느낌적으로 끝까지 플레이를 했다. 우리가 아웃카운트를 하나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심판의 판정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사령탑은 "다음에는 나오면 안 될 플레이다. 끝까지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심판이 콜을 하더라도 끝까지 플레이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심판의 명확한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인정한다. 사실 최초의 실수는 심판이었지만, 비디오 판독이 있고,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플레이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웃이 됐다"고 되려 자책했다.
이날 두산은 라인업에 큰 변화를 가져간다. 허경민(3루수)-정수빈(중견수)-양석환(1루수)-양의지(포수)-강승호(2루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좌익수)-장승현(포수)-김태근(우익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특이사항이 있다면 김재환의 결장이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이 어제부터 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도 경기에 나갔다. 하지만 오늘은 훈련도 안 될 정도라서 어쩔 수 없이 빠졌다. 일단 오늘 상태를 보고 내일 (출전은) 판단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며칠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 9회말 조수행의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에 대해 주심에게 어필을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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