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올스타전 타석에서 느낀 것이 있어요"
김민석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나르며, 팀의 후반기 첫 위닝시리즈와 함께 5위 탈환의 선봉장에 섰다.
김민석은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통해 프로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타격 재능만큼은 '최고'로 손꼽혔던 만큼 롯데는 지명 순번이 다가오자 큰 고민 없이 김민석의 이름을 호명했다. 그리고 김민석은 질롱코리아와 신인들 중 '유일'하게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차곡차곡 경험을 쌓았다.
특히 김민석은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는 한 경기 5안타를 터뜨리며 무력시위를 펼쳤는데, 공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특급유망주'가 보유한 재능을 단 한 경기 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어 김민석은 시범경기에서도 12경기에 나서 6안타 2타점 2득점 타율 0.273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김민석은 오프시즌의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개막전 1군 엔트리에 합류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시즌 초반의 흐름은 썩 좋지 못했다. 개막 직후 한동안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4월 한 달 동안 성적은 타율 0.196(56타수 11안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적응을 마친 김민석은 5월부터 좋아지기 시작했다.
김민석은 5월 프로 입단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21경기에 출전해 20안타 1홈런 8타점 11득점 5도루 타율 0.286 0.728로 재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1할 후반대에 머물렀던 타율 또한 2할 중반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6월에도 타율 0.270(63타수 17안타) OPS 0.730으로 좋은 기세를 이어간 끝에 KBO 역대 네 번째 고졸 신인으로서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기쁨도 맛봤다.
올스타전이 끝난 뒤 김민석의 현재 타격감은 '절정'에 달해있다. 김민석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27일 두산과 3연전 마지막 경기까지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 해당 기간 중 한 경기 최다 4안타 경기를 포함한 성적은 타율 0.522(23타수 12안타), 연일 개인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새롭게 써 나가고 있다. 이 덕분에 7월 1일 0.254였던 시즌 타율은 27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0.285까지 수직 상승했다.
특히 27일 경기는 완벽하진 않았으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김민석은 0-1로 뒤진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나가며 물꼬를 텄다. 김민석의 출루로 시작된 롯데의 공격은 무려 5득점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6-1로 앞선 6회초 2사 1, 2루에서는 두산 이영하를 상대로 승기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까지 뽑아냈다.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3루타를 욕심냈던 나머지 3루에서 아웃판정을 받았다는 것. 하지만 팀의 승리를 이끌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타격에 대한 평가가 높았지만, 단기간에 성적이 급상승한 배경에는 '올스타전'이 있었다. 올스타전이 큰 도움이 됐던 가장 큰 이유는 성적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까닭이다. 김민석은 개인 첫 4안타를 친 다음날인 지난 23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는 올스타전 타석에서 느낀 것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스타전은 개인 기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만 만들려고 편하게 쳤었다. 그런데 결과가 괜찮게 따라오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심리적으로 부담을 갖지 않고 편하게 쳤던 것을 후반기에도 꾸준히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첫 4안타 경기를 펼친 이후에도 좋은 흐름은 이어져 27일까지 7경기 연속 안타로 연결됐다. 그는 '올스타전의 경험이 컸나'라는 질문에 "작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 문을 열며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최근 전반기보다 스트라이크존을 좁혔다. 존을 좁히면 안 좋은 공에 손이 나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석은 전반기 1군 선수들의 유인구에 방망이가 많이 따라나가는 모습을 보이며 아마추어와 프로 수준 차이에서 고전했다. 그는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것보다는 루킹 삼진을 당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존에 오지 않으면 공이 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공이 왔을 때는 아웃이 되더라도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려고 하는데, 안타로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 물오른 타격감의 배경을 밝혔다.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김민석은 오롯이 팀 성적만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특급유망주는 "타율은 오히려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더 눈이 가더라. 야수라면 당연히 3할을 치고 싶지만, 지금은 팀이 잘했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추가 승선) 욕심도 없지는 않지만, 잘하다 보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팀의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석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변화구 수준 차이가 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아직은 짧은 거리에서 찰나의 순간에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으나, 1군 무대에 보다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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